[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좋은책 그리고 빈 자리가 있는 책

Posted by 쪽빛아람
2017. 1. 22. 12:43 2017/Book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은 제 기준으로는 자기계발 서적입니다. 요즘은 자기계발 서적을 잘 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을 읽은건 제 기억 속 김승호 저자의 글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저자가 확실히 알려지지 않은채로 유명해진 '아들에게 주는 교훈'이 바로 그 글입니다.


 스물 여섯 개 항목의 '아들에게 주는 교훈'은 지금까지도 SNS나 각종 게시판에 꾸준히 다시 올라옵니다. 항목 하나하나가 공감되었지만 특히 '어려서부터 오빠라 부르는 여자 아이들을 많이 만들어 놓으라'와'나이 들어가는 것도 청춘만큼이나 재미있다'는 조언을 아들에게 해주는 아빠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2010년 초에 구입한 '<김밥 파는 CEO> 김승호의 자기경영 노트'와 2011년에 나온 '김밥 파는 CEO'책을 읽었습니다.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은 1장 부를 이루는 길, 2장 사업을 하려는 사람에게, 3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산다는 것, 그리고 남는다는 것, 4장 조금은 느슨하게 함께하는 삶에 대하여, 5장 인생 어느 모퉁이에서 깨달음의 순간, 6장 자연, 그리고 순수한 순리를 따라 까지 모두 여섯 장으로 되어있습니다. 각 장은 8 꼭지에서 12꼭지의 글이 모여있습니다. 비슷한 책들이 다 그러하듯이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여섯 장 중에 맘에드는 부분을 몰아서 봐도 아니면 맘에드는 꼭지만 골라서 봐도 상관 없습니다.


 예전처럼 자기계발 서적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가끔 게을러진 스스로를 다잡고 싶을 때면 책장에서 혹은 서점에서 자기계발 서적을 찾아서 읽습니다. 많이 읽을 때는 내용을 보고 골랐지만 요즘은 내용보다 자기 이야기를 직접 쓴 책으로 고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면에서 실패와 성공을 다양하게 경험한 김승호 저자가 쓴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은 새해 들어서 다잡았던 마음이 살짝 흐트러지던 제게 꼭 맞는 책이었습니다.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은 불공평한 세상에서 개인이 갈 수 있는 최선의 길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서문에서 스스로 밝힌것처럼 '감히 세상에 대해 이야기해도 건방지다 욕먹지 않을 시간이 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아직 그 시간에 도달하지않은 모두에게 유익힌 글입니다. 그저 경제적으로 부자가 되기 위한 길만을 얘기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1,2장을 제외한 3장부터 6장까지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할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말해줍니다.


 책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면서 동시에 아쉬움을 준 글은 6장의 첫꼭지인 '세상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입니다. 저도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공평하지 않은 세상이기에 불공평한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공평하게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공평하지 않은 세상을 인정하고 삶의 주인이 되고 남을 돌아보라고 말하지만 공평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습니다.


 세상은 개인이 모여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런 개인들은 모두 여러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스템 속의 개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가 사회를 움직이는 기본이지만, 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고 작용하고있는지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자기계발 서적은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빼고 개인에 대해서만 말합니다. 예전만큼 자기계발 서적을 읽지 않는데는 읽기만 하는 저에서 실천하는 저로 바꿔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시스템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자기계발 서적에 회의도 작용했었음을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을 읽다가 다시금 떠올렸습니다.


 누군가에게 자기계발 서적을 권한다면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을 권하겠습니다. 읽는걸로 충분하지 않음도 꼭 말해주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책을 읽어도 결국은 실행하는 사람만이 무언가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그르면서 동시에 책이 말하고있지 않은 측면도 있음을 함께 이야기해줄 것입니다.


 P.S.처음 책을 받아들었을 때는 생각보다 큰 판형에 살짝 불편하지않을까 했는데, 책 안쪽에 빈공간이 많아서 오히려 중간중간에 제 생각을 써넣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꾸준히 오래 곁에 두고 읽고 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