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나무

Posted by 쪽빛아람
2016. 9. 20. 23:35 2016/Life



  며칠 전부터 2011년에 SBS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보고있습니다.

  남들은 다 구르미 그린 달빛 본다고 난리인데, 케이블에서 뿌리깊은 나무가 재방영 하는걸 보고는 다음편을 기다리지 못하고 어플에서 보고있습니다. (위 사진은 어플을 캡쳐한 것입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무력이 아닌 말로 백성을 다스리겠다는 세종 이도와 군왕은 나라의 꽃일 뿐 뿌리인 사대부가 다스려야 한다는 정기준의 갈등을 중심으로 한글 창제 과정을 그려낸 드라마입니다. 지금부터 5년 전이니 대선을 1년앞두고 나라의 근본이 무엇이고, 그 위정자가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줬었습니다.

  왕이 아닌 선비들이 다스려야 한다는 3대 밀본 정기준의 재상총재재 자체는 좋아보입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을 누군가 견제할 수 있어야함은 바람직합니다. 세종은 훌륭한 군왕이라 괜찮지만 그 후에도 계속 훌륭한 사람이 왕이 된다는 법은 없다는 설명은 지금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주장인 나라의 뿌리가 사대부라는 대목에서는 대놓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붙잡고 물어봐도, 나라의 근본은 국민이라고 대답은 할테지요. 하지만,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소중하다는 생각은 표면에만 있을 뿐이고 사람마다 조금씩의 경중은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우리 모드는 '국민은 개, 돼지'라는 생각이 한구석에 있을 지 모릅니다. 마치 사대부가 나라의 뿌리라고 했던 정기준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생각입니다.


    '천한 신분, 천한 사람은 있어도 천한 목숨은 없다.'

 주 갈등주체의 양측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뿌리깊은 나무의 또다른 주인공인 똘복이 강채윤이 한 말입니다. 신분제 사회인 조선이 배경이라 신분이나 사람은 천할 수 있다고 했지만, 천한 목숨이 없다는 대목을 보면 누구나 소중하다는 강채윤의 근본 뜻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세종 또한 바로 그런 사회를 만들려 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고있는 대한민국은 모두가 소중한 사회일까요.


 조금 다른 얘기인데, 극 중에는 눈으로 본 것 모두 기억하는 소이를 비롯해서 세종을 돕는 조력자가 여럿 있지만 실제로 한글 창제 자체는 오롯이 세종 한 사람의 역량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낸 문자가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쉬운 문자인 한글이라니, 지금 태어났다면 세종은 어떤 사람이 되어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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