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모.양. 75 / 양화진책방] 구약 성서로 철학하기
합정역에 있는 양화진 책방에 다녀왔습니다.
양화진 책방은 홍성사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서점입니다.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내부 구조를 조금 바꿨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안쪽에 막혀있던 공간을 치워서 확 넓어졌네요.
앉아있는 사람이 있어서 따로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입구 바로 오른쪽에 둘러볼 수 있게 놓여있는 소파까지 전체적으로 앉아서 책 볼 수 있는 자리가 늘었습니다.
언뜻 잘 안보이지만 천장쪽에 매달려있는 인쇄에 쓰인 필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양화진 책방에 오랜만에 들른건 '홍.모.양'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홍.모.양'은 '홍성사 책 읽기 모임 in 양하진 책방'의 줄임말로 벌써 75번이나 했다고 합니다. 양화진 책방에서 미리 선정한 서너권의 책 중에 한 권을 골라서 30분 이상 읽고 100자 이상의 후기를 남기면 읽은 책을 선물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읽고싶어서 선택한 책은 '구약 성서로 철학하기'입니다.
책을 받아들고, 넓은 책상에 앉아서 읽었습니다. 한참 책을 읽다보니 이렇게 널찍한 책상 하나 집에 두고 살면 참 좋겠다 싶습니다. 어른들이 이런 책상에 마주보고 앉아서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따라할꺼 같습니다.
2016/06/28 - [2016/Life] - 양심과 시스템
시간이 부족해서 '구약 성서로 철학하기'는 저자의 서론과 책 마무리인 9장 그리고 부록까지만 살펴봤습니다. 두꺼운 책이지만 예상보다 쉽게 책장이 넘어갑니다. 제가 읽은 서론, 결론, 부록 이렇게 세 부분은 전체 내용에 비해서 분량으로는 적은 편이지만, 그 사이의 1,2부가 말 그대로 본론이라 제가 읽은 부분만으로도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서론_ 이성과 계시의 이분법을 넘어서
1부 구약 성서 읽어내기
2부 구약 성서로 철학하기 : 다섯 편의 사례연구
3부 결론
9장_ 이성과 계시를 넘어서는 하나님의 말씀
부록_ 이성이란 무엇인가?
'구약 성서로 철학하기'의 저자인 요람 하조니는 구약 성서 1를 늘 이성과 반대되는 의미인'계시'로만 받아들이는 일반적인 해석에 반하는 입장에서 책을 썼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최근 학계에서는 구약 성서를 계시로만 받아들이는 계몽주의의 유산에서 벗어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흐름을 좀 더 대중적으로 퍼트리기 위해서 쓰여진 책이 바로 '구약 성서로 철학하기'입니다.
내가 믿는 기독교를 은혜로 퉁치지 않고, 인간에게 허락하신 지성과 논리로 설명하고 싶다.
그리 오래지 않은 최근까지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신앙적인 바람입니다. 지금은 어떠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그 마음을 버린건 아니지만 여러가지 개념과 생각이 머리 속에서 뒤섞여서 예전과 같는 않다고 대답할껍니다. 확실한건 제가 이런 바람을 가지게 된 이유는 한국 교회에 논리나 이성적인 부분이 너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대의 누구보다 배운 사람이었다고 바울을 소개하면서 정작 바울의 신학은 다 떼버리고 한국 교회에서는 계시(하나님의 말씀)와 은혜만을 말합니다. 서양에선 철학적으로 다뤄지는 바울에 대해서도 실제 강단에서 제대로 풀어주지 않는 한국 교회에서 '구약 성서로 철학하기'가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지 궁금하긴 합니다.
[양화진 책방]
여는시간 : 월~토 오전 10:00 ~ 오후 8:00
전화 : 02-333-5163
- 원서의 제목은 The Philosophy of Hebrew Scripture 입니다. Hebrew Scripture를 구약 성서로 번역한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한 번쯤 생각해 볼 부분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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