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G EXPLAINER] 1000단어로 설명하는 세상
오랜만에 방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면서 이 달 초에 교보문고에서 구입해온 책을 읽었습니다.
'THING EXPLAINER'는 위험한 과학책의 저자 랜들 먼로(Randall Munroe)의 최근작입니다. 위험한 과학책이 그림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 과학책이었는데, 이 책은 아예 그림이 주가되는 책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특징은 저자가 책 속에 딱 천 개의 단어만을 사용했다는 사실입니다. 저자는 책 앞머리에서 범용적인 단어(big words)와 전문적인 단어(small words)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왜 자기가 이런 책을 썼는지 알려줍니다.
책은 총 마흔 여섯 개의 항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제가 원래 좀 알고있는 분야 두 개를 살펴보고 책을 구입했습니다.
세포에 대한 설명과 인간의 장기에 대한 설명은 제가 원래 비교적 잘 아는 분야인데, 전문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쉬운 단어만을 사용해서 설명한 저자의 능력이 드러납니다. 두 페이지만 살펴보고 바로 구입했답니다.
책 뒤쪽에는 저자가 사용한 천 개의 단어를 모아두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천 개의 단어를 뽑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저자는 각가지 방법을 통해서 뽑아진 자주 쓰는 단어 천 개 리스트들을 비교해서 그 중에 중복되는 단어들은 그대로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단어들은 직접 보면서 최대한 간단한 단어들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며칠 전 도서관에서 외국어 학습에 대한 책을 네 권 빌려왔습니다. 여러 책에서 중복되는 내용 중 하나가 외국어를 배우려면 단어를 외워야하는게 사실이지만 생각만큼 많은 단어를 알아야만 외국어를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영어만해도 1500단어만을 사용해서 방송하는 Voice of America 방송국도 있습니다. 영어단어를 영어로 설명한 영영사전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최소한의 단어만으로 표제어를 설명합니다.
'THING EXPLAINER'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책을 읽고나면 저자가 설명한 내용은 기억에 남는데 실제 이름을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각 항목을 설명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간단한 단어만으로 알려주는게 책의 가장 큰 특징이긴 하지만 각 항목마다 중요한 몇 가지 단어만이라도 범용적인 단어(big words)만으로 설명을 마치지 말고 전문적인 단어(small words)를 알려줬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세포를 설명한 항목에서라면 TINY BAG은 CELL, Little Animal은 Mitochondria, Information은 DNA로, 인간의 장기에 대한 부분에서는 뇌, 심장, 폐, 위 등 각각의 신체 장기 이름을 한 번이라도 알려줬으면 더 유익했을꺼 같습니다. 각각의 단어가 처음 등장할 때나 각 항목의 끝부분에 괄호나 작은 글자로 실제 이름을 알려준다고해서 1000단어만으로 책을 쓰겠다는 저자의 의도가 훼손되지는 않았을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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