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외국어를 다시 시작하다] 인지과학과 심리학 들여다보기

Posted by 쪽빛아람
2016. 7. 5. 18:08 2016/Book


서른, 외국어를 다시 시작하다

심리학자가 말하는 어른의 외국어 학습 전략

리처드 로버츠, 로저 쿠르즈 지음

공민의 옮김


 갑자기 외국어 학습에 대한 책이 읽고싶어서 집어든 책 중 한 권입니다.


 저자인 리처드 로버츠, 로저 크르즈 두 사람이 영어권 사람이라 한국 사람이 영어를 접할 때랑은 구체적인 상황이 조금 다르다는게 책 읽으면서 느껴지긴 했습니다. 그런데, 책 제목은 외국어 학습에 대한 책인듯하지만 읽다보니 외국어 학습에 대한 책이라기보다 심리학자인 두 저자가 인지과학에 대해서 말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간단한 프롤로그 뒤에 바로 시작한 첫장에서 '외국어 학습과 관련된 잘못된 세 가지 믿음'에서 아래 세 가지 이야기를 할때까지만해도 심리학자가 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못된 믿음 1: 성인은 어린이보다 외국어 습득이 어렵다.

잘못된 믿음 2: 성인도 어린이와 같은 방식으로 외국어를 익혀야 한다.

잘못된 믿음 3: 외국어를 배울 때 모국어는 쓰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이 세 가지를 말하자마자 바로 그 다음에 '인지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소제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하향식(Top Down)[각주:1] 혹은 상향식 (Bottom Up)[각주:2] 처리에 대한 얘기를 하고, '메타(Meta)'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서 메타인지(Metacognition)[각주:3], 메타기억(Metamemory)[각주:4], 메타언어학(Meralinguistics)[각주:5]에 대해서 말합니다.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조건
2 성공을 위한 목표 설정
3 언어란 무엇인가?
4 언어에서 문화가 왜 중요한가?
5 언어와 지각
6 하향식 처리와 상향식 처리
7 언어 학습에서 기억의 역할
8 기억을 제대로 활용하기



 개인적으로 관심갔던 부분은 인지전략의 일종인 휴리스틱(Heuristics)을 알려준 2장, 앞서 언급한 상항식·하향식 처리와 지식 이전(Knowledge Transfer)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6장 그리고 기억에 대한 에빙하우스의 실험[각주:6]과 인지과부하와 기억 왕궁(Memory Palace)이 나오는 7,8장이었습니다. 아, 습관을 만드는데 21일이 필요하다는 1960에 성형외과 의사인 맥스웰 몰츠(Maxwell Malts)의 주장이 그 뒤에 여러가지로 근거없다는게 밝혀졌다는걸 알게된 것도 작은 기쁨이었습니다.



 책을 통틀어 뭔가 구체적인 조언이라고 할법한 부분은 44쪽에 나오는 '효과적인 언어 학습 습관을 키우는 방법'에서 제시한 다음 네 가지 뿐입니다.


1. 당장 실현할 수 있는 목표부터 세우라

2.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목표를 공개하라

3. 같이 공부할 친구를 찾아라

4. 매일 같은 시간에 공부하라


 여기에 몇 가지 덧붙이자면 바로 그 다음에 나오는 '자기 효능감을 높여라'[각주:7][각주:8]나 '수준에 맞는 학습 계획을 세우라'[각주:9]는 정도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책에서 엉뚱한 얘기만 하고있는건 아닙니다. '심리학자가 말하는 어른의 외국어 학습 전략'이라는 부제에 비해서 '전략'이라고 구체적인 부분이 조금 부족할지 모르지만, 외국어 혹은 학습에 대해서 심리학 혹은 인지과학의 측면에서 알아듣기 쉽게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책을 펼치기 전에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팁은 부족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충분히 즐겁게 읽었고 얻은게 있는 책입니다. 무엇보다 다섯 줄 밖에 되지않는 에필로그가 인상적이어서 옮겨봤습니다.



 책은 이것으로 마지막이지만, 외국어 공부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이 책을 읽고 외국어 학습이 달성할 수 있는 범주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필자의 목표는 성공한 셈이다. 삶의 경험이 언어 학습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도록 허락한다면 그 보답으로 학습이 당신의 인생을 풍요롭게 해 줄 것이다. 우리에게 그랬으니 여러분에게도 그러기를 바란다.



 블로그에 책을 소개하는 글을 쓸 때마다 블로그 글을 읽는것과 책을 읽는 것 중 어느게 더 중할까 생각합니다. 그럴 때마다 블로그 글을 읽는것으로 충분히 만족하는분이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블로그 글을 통해서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이 동하셔서 책을 읽는 분이 계시다면 그 또한 감사한 일이라는 뭔가 비겁해보이는 결론을 늘 내리곤 합니다. 이 책을 읽고 잘 몰랐던 여러 개념을 알게된걸로도 만족하지만, 인생을 풍요롭게 해 줄 외국어 학습에 한 발 더 다가간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이 아래 용어들은 책에 나온 여러 개념을 까먹지않고 싶어서 기록한 것입니다. 책의 전체 내용과 크게 관계없을 수도 있습니다.

.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 : 현상에 대한 더 빠르고 더 쉬운 예가 머리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말한다.

. 시뮬레이션 휴리스틱(Simulation Heuristic) : 마음속으로 특정 사건의 시나리오를 더 빠르고 쉽게 떠올릴수록 그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실제로 항상 일어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계획 오류(Planning Fallacy) 때문이다.

. 기준점(Anchoring)과 조정(Adjustment) : 실제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도 사람은 일반적으로 처음 결정한 선에서 그리 멀리 벗어나지 못한다.

. 정교화 시연(Elaborative Rehearsal)은 정보를 더 깊은 수준으로 처리해서 작업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한층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ex) 의미에 집중하기


  1. 개념 주도(Conceptually Driven) 처리, 머리속에 있는 지식을 이용하여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식. 지식과 경험이 많은 전문가가 초보자보다 뛰어난 문제 해결이 가능한 이유. [본문으로]
  2. 데이터 주도(Data-Driven) 프로세스. 자극을 인식해서 오감을 통한 정보를 토대로 인식하는 방식. [본문으로]
  3. 간단히 말해서 사고에 대한 사고. [본문으로]
  4. 간단히 말해서 기억에 대한 사고 [본문으로]
  5. 단순히 하나의 언어를 아는 것이 아니라 모국어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아는 방식을 말한다. 성인은 언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기 때문에 메타언어 능력이 뛰어나고 아이들에 비해서 유리한 점이다. [본문으로]
  6. 무의미 철자(Nonsense Syllable)를 사용해서, 시간대별 보유량을 측정했다. 20분 후 60%, 1시간 후 36%, 하루 뒤 34%, 이틀 뒤 28%, 6일 뒤 25%, 31일 이후에 21%. [본문으로]
  7.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은 일을 해내고 목표를 달성하거나 장애를 극복하는 것처럼 자신의 성취 능력에 대한 본인의 믿음을 의미한다. 개인의 자기효능감은 영역별로 크게 차이가 난다. [본문으로]
  8. 언어 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자기 효능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선, 자기효능감을 자신감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 낮은 자기효능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원하는 분야에서 겅공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단계를 밟아나가야만 한다. [본문으로]
  9. 근접발당영역(ZPD,Zone of Proximal Development)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