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과 시스템
가끔 휴일에 하루나 이틀정도 집 밖에 전혀 나가지 않는날은 씻는다거나 옷을 차려입는 등 외모에 관련된 행동이 줄어듭니다. 물론 혼자 있어도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할 때처럼 세수하고 깨끗하게 입고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 그러지 않습니다. 혼자 지내기 때문에 이러는건 아닙니다. 가끔 본가에 가도 외출을 하게되지 않는이상 확실히 외모에 신경을 덜 쓰게됩니다.
버리는걸 잘 못하는 편이라, 넓지 않은 방에 물건이 잔뜩입니다. 짐에 비해서 집이 좁은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더 넓은 집으로 가면 더 넓은 공간을 어지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잘 못버리는 저이지만 그나마 가장 많이 버릴 때는 이사할 때입니다. 혼자 살게된 이후로 기숙사 방이 바뀔때나 자취방을 옮길 때는 그래도 책도 한 번 정리하고 쌓아두었던 서류들도 버리고 기타 필요없는 물건을 줄였습니다.
연휴기간에 너무 늘어져있다보면 일부러라도 밖에 나가곤 합니다. 그렇게라도 나가지 않으면 너무 늘어져있어서 스스로 감당할 수가 없어서입니다. 큰 집으로 이사간다고 정리를 잘 하고 산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사를 자주 다니면 확실히 짐이 늘어나지않고 간결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해봤습니다.
국회의원이 보좌관으로 가족을 임명한 일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오늘 페이스북에서 청어람 양희송 대표가 그 일과 교회세습을 같이 곁들여 쓰신 글을 읽었습니다.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가족을 임명하는 문제나 교회를 세습하는 문제가 남들이 기피하는 자리에 가족을 밀어넣는 일이었다면 애초에 지금처럼 문제가 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국회의원 보좌관도 물려받은 교회도 모두 남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지위를 자기 가족에게 주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들이 아니라면 맡을 교역자도 없는 작은 교회라면 교회 세습을 허락해야 할까요. 국회의원 보좌관이 무보수에 열심히 봉사만 하는 자리라면 친인척을 마구 데려다가 써도 되는걸까요.
저는 국회의원이 보좌관으로 친인척을 임명하는건 휴일에 아무데도 나가지 않고 집 안에 혼자 있는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날도 일어나면 세수하고 잠옷에서 깨끗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집에 머무는 사람도 있을껍니다. 교회 세습은 한 집에서 이사하지 않고 계속 살아가는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사가지 않고 오래도록 한 집에 살아도 버려야 할 물건을 잘 버리고 깔끔하게 정돈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지내거나 가족과만 있다면 딱히 세수할 필요도 없고 옷을 갈아입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사하지 않는다면 집 어딘가에 필요없는 물건을 쌓아두고 평생 정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방 정리하겠다는 계획은 세미나 갔다가 이제야 들어왔다는 핑계로 내일로 미루고 말았습니다. 제 방 하나 정리하는거야 오늘일을 내일로 미룬다고 큰 일 나지 않겠지요. 그래도 이사갈 때까지 이러고 살 수는 없으니 내일은 꼭 정리해야겠습니다. 이사간다고 생각하고 잠자는방과 책방을 아예 바꿔버리면 정리를 하지않을까 상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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