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즈] 안심과 굴카츠 정식
지난 토요일 점심시간에 페럼타워 지하1층에 있는 안즈에 다녀왔습니다.
광화문 근처로 나갈때까지만해도 혼자 식사할 생각도 별로 없었고, 안즈에 갈 생각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에 혼자있게 되자 이왕이면 맛있는걸 먹고싶어서 페럼타워로 갔습니다. 주차한 후에 엘리베이터를타고 지하1층으로 갈때까지만해도 한일관에 갈 생각이었는데, 안즈 앞에있는 '굴 카츠 정식' 안내판을 보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저야 평일 점심때 페럼타워에서 점심식사를 할 일이 없지만, 식사를 위해서 줄서서 기다리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페럼타워에 있는 식당들은 대부분 식당 앞에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의자를 비치해놓았습니다.
비가 살짝 내리는 주말이라서인지 점심시간을 살짝 넘기고 들어가서인지 사람이 가득차있지는 않아서 입구에서 멀지않은 자리에 앉았습니다. 실내 사진은 제가 나오기 직전에 찍은거라서 한 팀만 더 앉아있었습니다. 짙은 나무색을 많이 드러낸 인테리어입니다. 이런 꾸밈에 실내가 어두우면 딱 이자카야 느낌일텐데 안즈는 생맥주를 팔기는 하지만 식당이기 때문에 조명이 어두운편은 아닙니다.
테이블마다 세팅되어있는 양념통들입니다. 뚜껑을 열어보면 무우말랭이장아찌와 돈까스 소스가 들어있습니다. 무우말랭이장아찌는 흔히 조리하는것보다 훨씬 가늘게 썰어서 말린 무우말랭이에 새콤달콤함이 과하지 않게 조리되어있습니다. 돈까스 소스는 특별한 맛은 못느꼈습니다. 따로사진찍지않은 병 속의 하얗고 검은 액체는 둘 다 샐러드 소스입니다. 흰색은 직원분이 설명해주셨는데 잘 몰라서 그런건지 발음을 명확하게 하지 않아서 알아들을 수가 없었고, 검은색은 유자소스입니다. 유자소스가 분명히 유자향이 나기는 하는데 예상했던것보다 너무 짜더군요. 조금씩 뿌려드시기 바랍니다.
안즈 메뉴판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안즈에 오면 항상 등심으로 된 돈까스를 시켰는데 굴 카츠가 먹고싶은 마음에 '안심과 굴카츠 정식'을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하면 두 종류의 밥과 국 중에 하나씩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국은 미역과 바지락, 밥은 흰쌀과 검은쌀입니다. 바지락국과 흰쌀밥을 선택했습니다.
2016/02/17 - [2016/Food & Travel] - [안즈] 메뉴판 - 페럼타워 돈까스 식당
돈까스를 주문하고나면 물, 앞접시, 샐러드 그리고 깨가담긴 소스그릇을 가져다주십니다. 앞접시에 샐러드를 덜어서 유자소스를 뿌려서 먹어봤는데 유자향이 나는걸보니 유자소스임은 맞는데 소스가 상당히 걸쭉하고 단맛이 약합니다. 소스그릇에 담긴 깨는 살짝만 갈아줬습니다. 안즈에 올때마다 소스그릇에 소스를 뿌린 다음에 깨가는 나무방망이로 갈아서 먹는 사람은 없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아무래도 나무방망이라서 소스가 묻으면 씻어줘도 색이 변할꺼 같은데 혹시 그런사람 없겠죠?
안심과 굴카츠 정식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봐도 그렇지만 실제로 음식을 받았을 때도 뭔가 허전한 느낌이었습니다. 테이블이 크지는 않지만 두 사람이 앉도록 만들어진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식사해서 그런걸까요.
바지락국과 흰쌀밥입니다. 메뉴판에 김포에서 재배한 고시히카리로 지은 쌀밥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재배지나 품종을 알 만큼 입이 예민한건 아니지만, 확실히 밥맛이 좋다는건 안즈에 방문할 때마다 느낍니다. 대부분의 돈까스 전문점들처럼 안즈도 밥, 샐러드, 국 등은 필요하면 추가로 제공합니다. 이 날 저는 샐러드와 밥을 추가로 먹었습니다. 샐러드야 주메뉴가 나오기 전부터 조금씩 먹어서 그랬지만, 밥은 정말 맛있어서 추가로 받아먹은겁니다.
이 날 이전에 안즈에서 안심돈까스를 먹어본 적은 있지만 제가 시켜서 먹어본 적은 없습니다. 항상 같이온 일행이 시킨 안심돈까스를 한 조각정도 얻어먹었는데, 두툼한 고기의 가운데까지 바싹익히지 않아서 부드러운 정말 맛있는 돈까스입니다. 하지만, 역시 돈까스는 등심부위로 만드는게 씹는맛이 좋다는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안심 말고 등심을 굴카츠와 함께 내어주는 메뉴가 있었으면 저는 당연히 그걸 시켰을터입니다. 아마도 등심은 1인분에 맞춘 크기의 고기만 있어서 굴카츠와 함께 판매하기 위해서 잘랐다가 잘못하면 반쪽짜리 등심만 남을까봐 작은 크기의 고기로 조리하는 안심만 굴카츠와 섞어서 파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굴카츠 입니다. 별 생각없이 시켰는데 18,000원짜리 안심과 굴카츠 정식에 나오는 굴카츠가 딱 튀김 두 개입니다. 17,000원짜리 굴카츠 정식에도 튀김 세 개가 나온다고하니 그쪽보다는 풍성한 구성이라고 해야할까요. 안즈의 메뉴들이 비싼편이라는거야 익히 알고 있지만 그렇다해도 굴카츠의 양은 적응될 것 같지 않습니다. 겨울이라 맛보려고 시키긴 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내년 겨울에 다시 생각날꺼같지는 않습니다. 굴튀김이 먹고싶으면 고속터미널 지하의 굴마을 낙지촌에가면 15,000원으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돈까스처럼 빵가루로만든 튀김옷이 아니긴 하지만 굴튀김 자체의 맛만 비교해도 빠지지 않습니다. 튀김이야 뭐든지 튀기기만 하면 맛있는법이고, 바로 튀겨서 나온 따뜻한 튀김이라면 맛없기가 힘들테니까요.
2015/11/23 - [2015/Food & Travel] - [고속터미널] 굴마을낙지촌 - 굴국밥, 굴튀김
다시 사진을 봐도 구성이 좀 썰렁합니다.
일본식 돈까스를 처음 먹은건 대학 신입생 때 선배님 치과에서 얻어먹은 허수아비라는 체인점의 로스까스였습니다. 명동에 종종 놀러갈 때마다 눈앞에서 기름에 튀겨주는 명동돈까스도 자주 갔었고, 롯데백화점 본점 건너편의 지하에 위치한 가쓰라의 돈까스도 좋아했습니다. 명동돈까스는 예전만큼 감동스럽지 않아서 찾아가지 않은지 제법 되었고, 가쓰라는 저녁시간에 가면 식사메뉴를 안파는 경우가 있어서 두어번 갔다가 식사를 못하고 나온 이후로 못가봤습니다. 겨울이면 일부러 가쓰라에 들러서 굴까스를 먹곤 했던게 벌써 몇 년 전인지도 가물가물합니다.
최근 몇 년동안 먹어본 돈까스 중에는 블로그에 소개했었던 긴자바이린이 확실이 좋았고, 아직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이촌동의 미타니야도 식사메뉴들이 다 훌륭합니다. 하지만 돈까스에 한정하면 꼽자면 저는 안즈를 첫손가락에 꼽고십습니다. 안즈의 돈까스들이 한 끼 식사로 상당히 비싼 가격인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을 떠나서 맛으로만 따졌을 때 안즈보다 먼저 꼽을만한 돈까스는 아직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안즈에 들리면 그 때는 두툼한 등심으로 만든 로츠가스를 먹어야겠습니다.
2015/09/01 - [2015/Food & Travel] - [삼청동] 긴자 바이린 - 돈카츠(돈까스)
[안즈]
주소 : 서울 중구 을지로5길 19 페럼타워빌딩 지하1층 (수하동66)
전화번호 : 02-6353-8948
영업시간 : 10시~15시, 17시~22시
주차 : 페럼타워 주차장에 주차시 2시간 도장 찍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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