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 서거일] 자화상(自畵像) - 윤동주
숙명여대 김응교 선생님 페북에 올라와있는 사진입니다. 해당글은 문학동네에서 곧 출판될 내용이라서 따로 퍼오지 못했고 아래쪽에 링크만 걸어놨습니다.
자화상 (自畵像)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오늘은 1945년 후쿠오카의 구치소에서 윤동주 시인이 서거한 날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 하면 먼저 떠오르는 시는 <서시>나 <별 헤는 밤>이지만 저는 <자화상>이나 <십자가>를 더 좋아합니다.
윤동주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좋아하게 된 계기는 김응교 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입니다. 2012년 1월 친구따라 우연히 갔던 와와인문학 강좌에서 선생님을 처음 뵈었는데 그 다음 달인 2월이 바로 시인의 서거일이 있는 달이라 윤동주에 대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윤동주라는 시인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해마다 2월이면 와와인문학 강좌에서 윤동주 시인에 대해서 말씀해주십니다. 어제도 숙대 근처 카페 효리에서 '윤동주 동요 콘서트와 강연'이 있었습니다. 곧 문학동네에서 김응교 선생님이 쓰신 윤동주에대한 책도 나온다고 합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도 내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윤동주 시인과 함께 남은 2월을 보낼 수 있겠습니다. 일본의 상술로 확대된 발렌타인에 초콜렛 주는 풍습에 맞서서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까지 기억하려는 민족이니, 우리민족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자 일제치하중 구치소에서 숨진 윤동주 시인의 서거일도 잘 챙겨야하지 않을까요.
- 윤동주 시집을 방에 두고 나온터라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시를 올렸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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