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수학 세상 가볍게 읽기
중학교 3학년 때 학원을 잠시 다녔습니다. 중학교 들어갈 때 잠시 과외했던 이후로 선행학습을 해본적이 한 번도 없던 저는 중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방학 때 학원에서 만난 친구들이 신기하게 보였습니다. 다들 고등학교 1학년 과정에 나오는 수학을 어느정도 배운 상태였거든요.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는 루트2가 무리수라는 증명을 혼자서 해낸 친구였습니다. 제 기억으로 같은 반에 있던 녀석들 중에 따로 고등학교 과정을 배우지 않은건 그 친구랑 저랑 둘이었는데 따로 배우지도 않았다면서 귀납법을 사용해서 루트2가 무리수라는걸 증명하는걸 보면서 당장 풀 수 있는 문제는 다른 친구들이 더 많을지 몰라도 제일 대단한건 그 친구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배워서 아는 것보다 수학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게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을 그 시절에도 했던 것입니다.
강당 안에 사람과 양이 있습니다. 강당 안에 있는 사람의 숫자와 양의 마리수를 합치면 100입니다. 강당 안에 있는 다리의 수는 모두 300개입니다. 강당 안에는 몇 명의 사람과 몇 마리의 양이 있을까요?
중학교에서 대수학을 배운 후에 이런 문제를 접하면 사람의 숫자를 x, 양의 숫자를 y로 놓고 문제를 풀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 x와 y를 가르치고 문제를 풀게 합니다. 그런데,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 대뜸 대수학을 가르치는 교육이 좋은 교육이 아니라고 합니다. 1 " 사람만 100명이 있다면 다리가 모두 200개일 것이고, 양만 100마리 있다면 다리는 400개일 것이다. 그러니 사람이 100명인 경우에서 한 사람이 나오고 양 한 마리가 들어가면 다리가 2개 늘어난다. ... " 대수학적으로 접근하지말고 이렇게 차근차근 생각을 해나가도록 알려주는게 초등학생에게 맞는 접근방법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적절한 시점에 대수학도 알려주고, 기하학도 알려줘야 합니다. 하지만, 수학을 가르치면서 스스로 생각하도록 해야지 무턱대고 x, y를 들이밀면서 풀도록 하면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저는 어린시절부터 혼자서 잡생각을 많이하면서 자라서인지 수학에 흥미를 잃지는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흥미를 잃지 않은 이유 중에 어린 시절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던 책 속에서 본 수학이야기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학교에선 따로 알려주지 않았지만, 어쩌다가 기하학이 나오고 기하학과 대수학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책을 통해서 알게되었던 것이죠.
'수학 세상 가볍게 읽기'라는 책의 원 제목은 '1089 and all that : A Journey into Mathematics'입니다. 수학의 여러 분야를 가벼운 예와 함께 소개해주는 책입니다. 전부 16장으로 나눠진 책은 영어 제목처럼 수학이라는 세계의 곳곳을 가볍게 여행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처럼 오랜만에 수학을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 딱 알맞습니다. 어른들이 강요해서 읽는게 아니라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다만, 말 그대로 어른이 강요해서 읽지 않는 경우에 가능하겠죠?
- 최근에 기사에서 본 내용인데 기사 링크를 찾지 못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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