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백석 시집
지난주 목요일부터 세 번에 걸쳐서 백석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인문협동조합 이문회우에서 김응교 선생님이 알려주십니다.
백석 시집도 없이 백석을 알아갈 수는 없기에 백석 시집을 구입했습니다. 백석이라는 시인이 고향땅에 살다보니 월북 아닌 재북작가가 되어서 한때 대한민국에서 백석의 시집이 금서였다지만, 지금은 백석 시집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가장 사고싶던 책이 사진 속의 '원본 백석 시집'입니다. 다른 책과 달리 이 책은 백석이 출간했던 시의 모습을 그대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닥불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집검불도 가락닢도 머리카락도 헌겁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와장도 닭의짗도 개털억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門長늙은이도 더부살이아이도 새사위도 갖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우리할아버지가 어미아비없는 서러운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된 슳븐력사가있다
- 백석, 원본 백석 시집, 50-51쪽
처음 보면 단어 하나하나가 눈에 바로 들어오지 않지만, 읽고 읽고 읽다보면 시인이 왜 이런 단어를 쓴건지 저리 띄어쓴 이유는 뭔지 알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시인이 뜻한바를 다 알지 못하면 어떻습니까. 적어도 시인이 쓴 시어와 달라진 혹은 다르게 배치된 시, 보기에따라 시인이 쓴 시와 다른 시를 보면서 느끼는것보다 시인이 쓴 그대로 읽는편이 분명 시인의 마음에 조금 더 가깝지 않겠습니까.
2006년에 출판된 이 책은 " 시집 '사슴' 이전 발표작 / 사슴 / 시집 '사슴' 이후 발표작 "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시를 수록하고있고, 그 뒤쪽에 '백석 시의 개작 양상과 원본 오류의 수정'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절판되어서 시중서점에서는 구할 수 없습니다. 요즘은 온라인으로 중고서적을 판매하는 분들이 많은데 다행히 중고로 판매하는 분이 있어서 구입했습니다. 중고로 구입했지만 받아보니 사용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새책과 가까운 상태였습니다.
백석의 시를 원본으로 읽다보니, 백석의 시를 무척이나 좋아했다던 윤동주의 시도 원전으로 읽고싶어집니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 때문에 미뤄놓았던 '원전연구 정본 윤동주 전집'도 구매해야하려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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