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이야기1] 두줄 vs. 한줄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 하시나요?
지난 토요일 포털사이트에 뜬 YTN의 기사를 하나 봤습니다.
지난 2002년 한 시민단체에서 한줄서기 운동을 처음 했고, 5년 후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서 한줄서기를 반대하면서 9년째 두줄서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사에 나와있는것처럼 두줄서기를 해야한다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번째, 한줄서기를 하면 에스컬레이터의 한쪽으로 하중이 쏠려서 기계에 무리가 간다.
두번째, 한줄서기시 에스컬레이터에서 이동을 하면 위험하다.
두줄서기 주장을 할 때 외국이 그렇게 하니까 우리도 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외국이 그렇게 한다는건 참고사례는 될 수 있어도 두줄서기의 근거는 아니라서 뺐습니다.
지하철에서 두줄서기 관련문구를 볼 때마다 정말 근거가 사실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YTN 기사에 첫번째 근거에 대한 반론이 있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의 한쪽에 주로 서면 기기에 더 무리가 가겠지만, 원래 한 계단이 300kg이상의 하중을 버틸 수 있게 설계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꺼라고 합니다. 기사에서 말하는것처럼 실제로 고장이 더 자주 날 가능성이 있다면 더 자주 검사하면 되지 굳이 사람이 맞춰야하는지는 의문입니다.
한줄서기를 하면 에스컬레이터에서 이동을 하기에 사고가 더 많다는 두 번째 근거가 사실인지 궁금해서 찾아봤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있는 에스컬레이터 보유현황과 사고수치를 가지고 직접 계산을 해봤습니다. 사고율은 사고통계를 보유현황계로 나누고 100을 곱한 결과입니다. 한줄서기와 두줄서기가 에스컬레이터 사고율과 연관이 있는지 더 정확히 비교하려면 실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사람의 숫자를 알 수 있어야 하겠지만, 그와 관련된 수치는 찾지 못해서 단순히 에스컬레이터 보유현황과 사고수치만 가지고 계산을 했습니다.
보유현황 | 사고통계 | 보유현황계 | 사고율 | |
1992 | 914 | 914 | ||
1993 | 390 | 3 | 1304 | 0.23 |
1994 | 284 | 1 | 1588 | 0.06 |
1995 | 495 | 0 | 2083 | 0 |
1996 | 717 | 0 | 2800 | 0 |
1997 | 735 | 1 | 3535 | 0.03 |
1998 | 620 | 2 | 4155 | 0.05 |
1999 | 621 | 8 | 4776 | 0.17 |
2000 | 1624 | 5 | 6400 | 0.08 |
2001 | 1088 | 7 | 7488 | 0.09 |
2002 | 1051 | 4 | 8539 | 0.05 |
2003 | 1147 | 6 | 9686 | 0.06 |
2004 | 1525 | 7 | 11211 | 0.06 |
2005 | 1746 | 18 | 12957 | 0.14 |
2006 | 1543 | 41 | 14500 | 0.28 |
2007 | 1805 | 44 | 16305 | 0.27 |
2008 | 1621 | 85 | 17926 | 0.47 |
2009 | 1955 | 54 | 19881 | 0.27 |
2010 | 1737 | 55 | 21618 | 0.25 |
2011 | 1770 | 51 | 23388 | 0.22 |
2012 | 1643 | 51 | 25031 | 0.2 |
2013 | 1248 | 33 | 26279 | 0.13 |
2014 | 1607 | 19 | 27886 | 0.07 |
2002년 이후로2년간은 사고율에 큰 변화가 없다가 2005년부터 2년간 두 배 정도 사고율이 높아집니다. 2008년의 사고율이 유난히 높았다는점을 제외하면 2012년까지 사고율이 크게 변하지 않고 유지되다가 2013년부터 줄어들고 있습니다. 실제 이용자숫자를 바탕으로 한 통계는 아니지만, 이 표만으로 봐서는 한줄서기 운동이 시작되었다는 2002년 이후로 사고율이 크게 높아졌다고하기는 힘들어보입니다. 물론,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바로 사람들이 따라서 한줄서기나 두줄서기로 바뀐건 아니기 때문에 표의 사고율이 늘어나고 줄어든 변화를 절대적으로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전국에 설치되어있는 에스컬레이터의 숫자와 한 에스컬레이터를 하루에 여러 사람이 이용한다는것을 생각해보면 사고수치가 실제로 너무 미미한 숫자입니다. 제가 계산한 사고율 수치는 에스컬레이터 하나에서 1년에 사고가 일어날 확률을 계산한 수치이기 때문에 가장 사고가 많이 일어난 2008년의 0.47%라해도 전국에 있는 에스컬레이터 200대당 1년에 한 번의 사고가 일어나는 셈입니다. 사고율이 이정도로 미미하다면 한줄서기나 두줄서기가 에스컬레이터 사고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어느 한 쪽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기 힘듭니다.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 왜 하는걸까요?
왜 한줄서기 대신 두줄서기를 해야하는걸까 생각하다가, 왜 한줄서기를 하려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검색해보니 오늘 나온 이런 기사가 있습니다.
배려인가?조급함인가?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 57.7%,두줄서기 42.3%
5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해서 쓴 기사를 보면 아직 사람들이 한줄서기를 선호하고, 선호하는 이상으로 한줄서기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줄서는 이유 1위는 방해가 될 것 같아서입니다. 방해가 된다는건 누군가 에스컬레이터가 움직이는 것보다 빨리가고싶어한다는 뜻입니다. 그러고보면 백화점 에스컬레이터보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 빨리가려는 사람이 훨씬 많고, 자연히 한줄서기를 더 많이하고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두줄서기를 홍보했지만, 아직도 한줄서기 하는 사람이 더 많다면, 효과도 없는 두줄서기를 고집하기보다 한줄서기든 두줄서기든 안전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더 홍보하는게 시민들에게 더 유익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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