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
"잘 지내?"
"오 형~ 별일없죠~" "형은여"
"데이트한다고 바빴구나? ㅋㅋㅋ"
"ㅋㅋ 네~"
오랜만에 본가에 내려왔습니다. 금요일 밤차를 타고 내려오다보면 어두운 버스 안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합니다. 종종 한동안 연락 못했던 사람들 생각이 나서 연락을 하기도 하죠. 생각난다고 다 연락할 수 있는건 아닙니다. 밤차타고 오는중이라 12시를 넘기기도 하는 상당히 늦은 시각이기 때문에 한밤중에 연락해도 실례가 안될만한 사이라야 문자라도 보내볼 수 있습니다.
어제 밤 내려오는 차에서 한동안 못본 동생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카카오톡 프로필사진을 보고 데이트 잘 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던터라 부담없이 그 얘기도 나눴습니다. 의례적으로 던지는 말인 '언제 한 번 밥 먹자'는 말 안해도 되는 사이라 짧게 얘기하고 말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베껴쓰기를 위해서 챙겨온 6월 23일자 한겨레 신문 사설을 읽다가 바로 그 아래에 있는 김소연 시인의 칼럼 '어떻게 지내니?'에 눈이 갔습니다. 칼럼에서 시인은 혼자에게 주어진 잘지내는 삶이 '도저히 정상적인 삶이 아닌 것만 같은 나날'이라고 하면서 그런 자신이 '몰염치'하다고 말합니다.
나라꼴이 이 모양인데, 저도 참 잘 지냅니다. 두달만에 내려온 집에서 혼자만의 삼시세끼를 잘 찍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도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두 달만에 훌쩍 자란 조카와도 한참을 놀아주었습니다. 지금도 조용히 거실아 앉아 바깥 논에서 울어대는 개구리 소리를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해가 저물면 둘이 나란히 지친 몸을 서로에 기대며
그 날의 일과 주변 일들을 얘기하다 조용히 잠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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