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펜 공부법] 그냥 예전 버릇 생각나게해준 책

Posted by 쪽빛아람
2017. 2. 1. 23:57 2017/Book



 방 정리를 하다가 예전에 작은 박스 하나에도 살짝 넘치는 분량의 펜들이 나왔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받은 볼펜이 가장 많았습니다. 새로운 용도로 잘 써보겠다고 구입했다가 결국 제대로 쓰지 못한 색연필들도 제법 나왔고, 공부하던 시절에 사용했던 펜들도 남아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사용했던 펜들 중에는 유난히 파란색 계통의 사인펜이 많았습니다.


 파란색 사인펜을 쓰게 된 계기는 처음 과외했던 선생님이 과외시간마다 하늘색 사인펜을 들고있던게 계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얇고 옅은 색상의 하늘색 사인펜을 사용하다보니 조금 더 짙고 두꺼운 사인펜까지 같이 쓰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실제로 제가 사용했던 파란색 펜들을 보면서 서점에서 본 '파란펜 공부법'이 생각나서 책을 읽어봤습니다.



 책을 처음 보면 엄청난 공부 비법이 적혀있을듯합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서 읽어보면 실질적인 내용은 딱 두 가지입니다.


뇌에 마법을 거는 '파란펜 암기법'

복습 효율이 2배가 되는 '무작정 쓰기 필기법'


 서점에서 처음 '파란펜 공부법' 책을 봤을 때 기대했던것보다 책 내용이 간단했습니다. 작고 얇은 편이라 그래도 뭔가 내용이 있겠거니 했는데, '파란색'이 효과가 있다고 제시되는 근거들도 잘 살펴보면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기보다 경험적인 내용에 치우쳐있습니다.


 특정 색상의 펜을 통한 효과는 가능해보이지만, 꼭 파란색이어야한다는 근거는 못찾았습니다. 학창시절 파란색 사인펜을 주로 썼던건 우연한 계기가 있어서였을 뿐 꼭 파란색이어야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펼쳤는데 '파란색' 펜이어야 한다는 대목보다 무조건 '쓰기'라는 대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눈에띄지않는 공부의 결과를 눈에 띄는 자신감으로 만들기 위해서 '쓰기'라는 행위의 효과를 제가 경험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정말로 '쓰기'가 효과가 있는걸까 하는 생각을 오랜만에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학창시절 수학 문제는 무조건 직접 쓰면서 풀었습니다. 이왕이면 최대한 그래프로 그려가면서 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랬는데 수학 문제를 풀 때 전혀 손을 움직이지 않고 푸는 사람도 있다는걸 알게된 이후로 궁극적으로 어느쪽이 더 효과적일지를 고민한적 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런 고민을 하던 시점에는 이미 성적을 받기위해서 수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손을 쓰지않고 수학을 접근한 적은 없습니다.


 비슷한 경험으로 책을 읽을 때 펜을 들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도 있습니다. 최대한 펜을 들고 표시를 남기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거나 훗날 오독을 하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면 절대로 표시를 남기면 안됩니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닐꺼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익혀가면 되는 일이니까요. 제 고민은 어느쪽이 제게 잘 맞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수학문제를 지금 푼다해도 예전처럼 연필이나 샤프같은 필기구를 사용해서 풀테지만, 책을 읽을 때는 얼마전까지 연필로만 표시하다가 최근에 색깔 볼펜을 들고 읽는걸로 스타일을 바꿔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있던 시점에 '파란펜 공부법'을 읽어서 더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파란펜 공부법'은 이런저런 복잡한 책들 사이에서 잠시나마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