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 서울에서 아시아로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는 뉴욕의 예술가들이 모이던 첼시가 땅값이 올라서 더이상 예술가들은 버틸 수 없는 동네가 되었다는 얘기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어렴풋이 뜻을 짐작만만 했던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가 요즘은 여러 곳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됩니다. 저만해도 서울대입구역 샤로수길에 갈때마다 동네의 젠트리피케이션을 걱정합니다. 샤로수길 근방에서 살고있을 대학생이나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을법한 가게들이 하나 둘 사람들을 끌어모을만한 가게로 변하는거야 좋은 일이라 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 과정에서 자본에 밀려 떠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를 처음 보고 막연히 알고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을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해서 읽어봤습니다. 그런 사람이 저만은 아닌듯합니다. 책 14쪽을 보면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 이후에 여러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젠트리피케이션이 어떤 개념인지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 현황이 어떤지, 어떤 문제가 있으며 대안은 무엇인지' 등을 주로 물어봤다고 합니다.
책은 베이징, 방콕, 도쿄, 타이베이, 하노이, 선전, 리수이, 자카르타 등지에 살고있는 연구자들이 쓴 글들이 모여있습니다. 다양한 도시에 살고있는 연구자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쓴 책이라 책을 구성할 때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출간된 책의 구조는 <젠트리피케이션과 대안적 도회주의: '글로벌 도시'에서 '아시아 도시'로>라는 글을 제일 앞에 서장으로 두고 그 뒤로 주제별로 나누어서 도시를 배치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관심으로 책을 펼쳤는데 두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로, 이과생이었고 여태까지 도시나 문화에 대한 글을 읽은 경험이 별로 없는 제게 책이 쉽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계획은 서장을 대충 읽고 개별 도시들은 관심가는 도시부터 읽어보는거였습니다. 그런데 개괄에 속하는 서장부터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두번째 문제는 책에 나오는 8개 도시 중 제가 직접 가 본 도시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홍콩에 가 본 적이 있으니 홍콩과 가까운 선전 정도가 그나마 제일 가까이까지라도 가 본 도시이고 다른 도시들은 근방에도 가 본 적이 없습니다. 한 번이라도 직접 땅을 밟아본 동네의 이야기를 읽는 것과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곳에 대한 글을 읽는건 차이가 클 것입니다.
한 번 읽어서 머리 속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일반인들을 위해서 다시 써낸 내용이기에 차분히 읽다보면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왕이면 평소에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지셨던 분이라면 더 쉽게 읽으실 수 있을껍니다. 책에서 주로 다루는 해외 여러 도시들의 사례도 해당 도시에 다녀온 경험이 있다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경험을 간접으로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가 독서입니다.
애초에 [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는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와 쌍이 되는 책입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아시아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 알아가는것도 좋지만 정작 발붙이고 있는 서울을 빼먹으면 공허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저는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를 읽어볼 생각입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를 다시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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