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00일] 2017년 첫 번째 토요일도 광화문에서

Posted by 쪽빛아람
2017. 1. 9. 15:01 2017/Life


 새 해 첫 번째 토요일에도 어김없이 광화문을 찾았습니다.


 어느 정도는 의무감으로 방문하는 광화문이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억지로 나가지는 않습니다. 그마저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려니 너무 불안하고 마음아파서 나갈 뿐입니다. 날 좋은 날 가족들이랑 산책하러 나가라고 했던 말도 농담 아닙니다. 작년 10월에 광화문이아닌 청계광장에서 처음 모일 때부터 사람이 얼마나 나오려나 걱정 반 궁금함 반으로 나갔고, 그 뒤로도 늘 이번 토요일에는 얼마나 나오려나 걱정과 궁금함이 뒤섞인 마음으로 나갑니다.


 연말에 많이들 나오셔서 그런지 그저께는 아무래도 사람이 좀 적은듯했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서든 잊지않고 기억하기를 바라고 어떻게든 표현하면 좋겠다 싶습니다. 이 날 광화문에서 돌아가는 길에 영풍문고 출구쪽을 지나는데 대학생 나이로 보이는 커플이 처음 시위하는데 나와봤다고 얘기하는걸 들으면서 한 번이라도 참여하면 그걸로도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광장 주변에 초를 파는 사람도 있고, 무료로 초를 나눠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료라고 되어있지만 초를 받고 모금함에 얼마라도 넣어주는 사람도 많이 보입니다.




 무료로 초를 나눠주는 맞은 편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사인과 국정농단 세력의 부당재산 환수를 위한 사인을 받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당면한 문제 다음으로 촛불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간단한 스티커 붙이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섯 가지 모두 비등비등한터라 어느 한 쪽에 선뜻 손이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하나 붙이고 왔습니다. 여러분은 어디에 붙이고 싶으신가요? 물론 저 중 하나가 아닌 모두를 바로잡아나가길 바랍니다.




 광화문 광장 가운데 놓여있는 304개의 구명쪼끼들입니다. 멀지 않은 곳을 스쳐지나가면서도 일부러 딱 현장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썼는데, 세월소 1000일이 다되어가는 이 날 맞딱뜨렸습니다. 마침 이 순간에 생존한 아이들이 무대에서 인사하고있었던터라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겨우겨우 사진을 찍었습니다.



 건너편에 익숙한 깃발이 보이기에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지난 토요일은 세월호 1000일을 앞둔터라 분위기가 아무래도 평소같지 않았지만, 그 전까지 토요일이라고 지나치게 무겁기만하지는 않았습니다. 마당놀이를 배우면서 탈 하나 썼다고 분노를 희화화시켜서 풍자와 해학으로 품어내는걸 보면서 참 대단한 조상들이라고 여겼는데, 광화문에 나갈 때마다 그 풍자와 해학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오늘이 세월호가 사고난 지 1000일이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이라고 칭해지는 사람에 의한 국정농단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지는 아직 100일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에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해서 겨우 직무정지 시켜놓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습니다. 좀 더 힘을 낼 때입니다. 최소한 정권이 바뀔 때까지는 계속 나갈껍니다. 너무 무거운 마음으로 말고 즐기는 마음으로 잠시라도 다녀올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