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맛집] 봉피양 - 돼지갈비 딜레마
거창하게 냉면로드 같은 이름을 붙일정도는 아니지만, 봄철 들어서 냉면집을 몇 군데 연이어서 가게되어서 한곳씩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강남역과 양재동 사이에 위치한 봉피양 서초점 입니다. 우래옥이 원래 불고기를 비롯해서 고기구이 전문점인것처럼 봉피양도 원래 고기구이집입니다. 좀 더 정확히는 벽제갈비를 운영하는 벽제그룹에서 운영하는 식당입니다. 홈페이지에는 '봉피양은 60년 경력의 장인이 만들어내는 대한민국 최고의 평양냉면과 벽제갈비의 기술을 접목한 돼지本갈비, 그리고 명품 한우떡갈비로 인정받은 고급 한식 레스토랑입니다.' 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리에 기본으로 세팅되어있는 식기와 수저입니다. 같은 브랜드이긴 하지만 엄연히 브랜드는 다른 가게인데 수저에 '벽제갈비'라고 되어있습니다. 벽제갈비는 가보지 못했지만, 메뉴판을 보면 봉피양에서도 한우까지 다 팔고있습니다. 음식점이 팔고있는 음식으로 구분이 안된다면 봉피양이라는 브랜드를 따로 만든 이유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벽제갈비에 가서도 냉면이 먹어보고 싶네요.
우래옥 편에서 우래옥의 가장 단점은 냉면을 먹을 때 같이 곁들여서 시킬 음식이 마땅치 않은 점이라고 했는데, 봉피양은 그런 점에서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곳입니다. 별미요리로 떡갈비, 제육, 만두, 수육 무침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봉피양에서 가장 추천하고싶은 음식은 돼지갈비 입니다. 서울 시내 서너곳에서 먹어본 양념 돼지갈비 중에 봉피양이 제일 맛있었습니다.
구이류 메뉴를 시키면 아래와 같은 숯을 가져다주십니다. 돼지고기 굽기엔 아까운 숯이지만, 한우는 너무 비싸니까 돼지고기라도 먹어야죠.
가스로 불을 켠 후에 숯이 충분히 불붙을때까지 이런 뚜껑을 덮어둡니다.
기다리는 동안 가져다주신 밑반찬들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찍다 보니 초점이 나간줄도 몰랐습니다. 왼편의 동치미는 입을 가시기 위해서 먹기는 했지만 너무 쎈 맛이었습니다. 동치미 말고 다른 반찬들은 다들 맘에듭니다.
드디어 양념 돼지 갈비가 나왔습니다. 1인분에 25,000원이나 하는데 양파나 버섯을 좀 더 풍성하게 주면 좋겠다 싶습니다. 고기 양념이 예전에 왔을때보다 살짝 간장 색이 덜 진한것 같습니다.
불판에 펼쳐놓고 보니까 확실히 예전보다 간장 양념의 색이 좀 연해보입니다. 비싼 소고기를 먹으러 가면 다 그런거 같은데, 벽제갈비도 고기를 시키면 일하는 분들이 전부 구워주십니다. 구이메뉴 중 제일 싼 돼지갈비지만 현란한 손놀림으로 구워주십니다.
현란한 손놀림의 결과물입니다. 적당한 시기에 양파와 버섯, 마늘까지 노릇하게 잘 구워서 이렇게 살짝 올려주십니다. 구워지기 전에는 양념 색이 좀 약해보이더니, 구워진 결과물을 보니까 예전이랑 차이를 못느끼겠네요. 저는 구워주신 상태보다 살짝 더 익히는게 좋아서 최대한 숯 가까이 올려뒀다가 먹었습니다.
고기를 먹고난 후에는 식사용으로 작은 냉면을 시킬 수 있는데, 같이간 일행분이 보통 사이즈 냉면을 먹자고 하셔서 평양 냉면과 순면을 하나씩 시켰습니다. 평양냉면이 놋그릇에 예쁘게 담겨서 나왔습니다. 위에 올라간 고명이 예전이랑 달라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찍어둔 사진을 확인해봐야겠네요. 사진에 찍힌건 순면인데, 일반 평양냉면과 순면을 그냥 두고 봐서는 구분할 수가 없었지만, 먹어보면 확실히 순면쪽이 메밀향이 강하고 면의 끈기가 약합니다.
나오자마자 사진을 찍고 육수부터 들이켰습니다. 다른 평양냉면집들보다 동치미 향이 조금 강합니다. 그래서인지 평양냉면을 잘 못즐기시는 일행분은 먹기 편하다고 하십니다. 저도 처음에 평양냉면을 접할때는 봉피양 육수가 제일 입에 맞았습니다. 그 후 어느해인가 한여름에 냉면이 먹고싶어서 방문했는데 원래 고기집이라 그런지 그날따라 냉면 육수도 그렇고 면발도 그렇고 상태가 조금 별로인 날이 있었습니다. 그 뒤부터는 봉피양의 동치미 향이 더해진 육수가 편한날도 있고, 육향이 아쉬운 날도 있고 당일 컨디션에 따라서 느낌이 다릅니다. 확실한것은 봉피양만의 동치미가 섞인 육수는 평양냉면을 처음 드시는 분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맛이라는 점입니다.
우래옥 냉면의 틀을 잡은 분이 벽제갈비로 옮기셔서 봉피양 냉면의 맛을 잡았다고 알려져있는데, 왜 우래옥보다 봉피양에서 동치미 향을 강하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조금 더 대중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맛을 내고 싶으셨던걸까요? 아니면 고기를 먹은 후에 먹으려면 육향만 진한 것보다 동치미향이 섞인 편이 좋다고 생각하셨을까요?
구이메뉴를 먹은터라 후식으로 간단한 과일과 오미자차가 나왔습니다. 주는건 다 먹어야하는 성격이라 남기지않고 먹었지만, 고기 입가심은 냉면으로도 충분합니다.
제가 찍지 않은 이 메뉴판 왼편에 더 비싼 고기들이 있습니다. 제가 오늘 먹은 돼지갈비는 10번 메뉴입니다. 메뉴판에 있는것처럼 고기를 먹은 후에는 맛보기 면을 드실 수 있습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봉피양은 냉면과 함께 곁들일 메뉴가 상당히 다양합니다.
아무리 고기 전문점이라지만, 그래도 봉피양 하면 냉면이죠. 기회가 되면 19번 메뉴인 거냉도 한 번 먹어보고 싶네요. 봉피양도 한우고기구이를 주로 파는 식당이라서 그런지 육수에도 국내산 한우를 쓰네요.
메뉴판 제일 뒤쪽에 다양한 탕 메뉴가 있습니다. 벽제갈비에서 파는 설렁탕도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기회가 되면 설렁탕을 먹어보고 싶습니다.
봉피양은 평양냉면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좋아할만한 맛입니다. 그리고 곁들일 메뉴도 다양해서 더 좋구요. 별미요리들이 다들 맛있지만, 먹어낼 자신만 있다면 돼지갈비와 냉면을 가장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만, 두 사람이 돼지갈비 2인분과 냉면 두 그릇을 다 먹기엔 양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평양냉면을 먹으러가서 돼기갈비 먹고 배부르니까 맛보기 냉면만 먹기엔 아쉽다는게 딜레마입니다.
봉피양 서초점
전화번호 : 02-587-7018
주차 : 건물 지하에 주차 가능(주차장 입구에 도와주시는 분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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