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우정집

Posted by 쪽빛아람
2015. 4. 7. 13:37 2015/Food & Travel



안성 우정집

<안성 우정집 물냉면>


  냉면을 좋아합니다. 정확히는 물냉면을 좋아합니다. 얼마 전까지는 평양냉면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물냉면을 좋아한다고 확실하게 말합니다. 매운맛을 강조한 함흥냉면은 매운것을 먹어내지를 못해서 즐길 수가 없어서 좋아하지 못합니다. 남들처럼 물냉면의 육수에 조미료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아낼 능력같은건 없지만, 고기국물로 맛을 낸 슴슴한 물냉면을 좋아합니다. 평양냉면이 아닌 물냉면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계기가 된 우정집을 소개합니다.



안성 우정집

<안성 우정집 앞 거리>


 2000년대 초반에 학교 다닐때 누군가의 결혼식으로 갔던 이후 처음인 안성 시내는 바로 옆동내인 평택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노란선과 상관없이 주차해 둔 차들이 무질서함보다는 정겨움을 느끼게합니다. 불법주차가 제법 많기도 하지만, 우정집 앞 골목이 넓지 않아서 차를 가져가신 분들은 바로 앞에 주차하기는 힘들꺼 같습니다. 주말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평일에는 굳이 주차단속을 하지는 않는 분위기입니다. 근처에 적당히 주차하고 걸어오시면 될 듯 합니다.




안성 우정집

<우정집 정문 사진>


 사진만 봐서는 어느쪽이 정문인지 확인이 힘듭니다. 자세히 보면 왼편에 있는 유리문에 오른쪽으로 가라는 화살표가 있습니다.




안성 우정집

<우정십 실내 사진>


 11시 반부터 영업이라고 알고있었는데, 평일 11시 40분쯤 들어갔을때 이미 두 테이블을 차지하고 계신 한 일행의 손님들이 계셨습니다. 제가 들어간 직후에 두 일행이 더 들어오셨고, 나오기 직전에 몇 분 더 오시더군요. 가운데 주전자 들고 가시는분이 서빙을 혼자 담당하고 계셨습니다. 친절하게 잘 대해주셨어요. ^^

 봄날임에도 비가 흩뿌린 날씨덕에 제법 쌀쌀했는데, 가운데 있는 난로가 마음에 위안이 되었습니다.


안성 우정집

<안성 우정집 양념통>


 별 거 없는 양념통입니다. 식초를 보니 문득 우정집 냉면에도 식초를 타서먹는 분들이 계실까 궁금해지네요.



안성 우정집

<안성 우정집 면수>


 자리에 앉으니 일단 따뜻한 면수부터 가져다 주십니다. 어지간한 냉면집에서 먹어본 면수보다 찐합니다. 우정집 면에는 평양냉면 집들보다 면에 메밀 함량이 적은편이라고 알고있는데, 면수는 입에 짝 달라붙습니다. ^^




안성 우정집

<안성 우정집 물냉면>


 주문한 물냉면이 나왔습니다. 고명으로 고기 두 점, 배 한 조각, 삶은 달걀 반 쪽, 그리고 오이가 올라갔네요.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얼음이 서걱서걱하는 육수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평양냉면집들이 대부분 육수가 슴슴하면서 육수에 얼음이 없습니다. 얼음이 없어도 충분히 시원하지만, 그래도 얼음이 있으니 반갑네요. 반찬은 한가지 입니다. 상당수 냉면집들에서 나오는 것과 큰 차이는 없지만, 냉면이랑 먹으면 잘 어울립니다. 가위도 함께 나왔는데, 물냉면 먹으면서 가위를 써본게 언제인지 기억에도 없네요.



안성 우정집

<안성 우정집 비빔사리 추가>


 멀리 안성까지 내려와서 물냉면만 맛보고 돌아가면 너무 아쉬울터라 추가로 시킨 냉면사리입니다. 저희 일행이 두 사람이었던터라 두 사람 다 물냉면을 먹고, 비빔사리 하나만 추가해서 나눠먹었습니다. 일행이 세 사람 이상이라면 한 사람이 비빔냉면 시키셔도 되겠죠? 실제로 제가 나오기 직전에 들어온 네 사람이 일행인 분들은 물냉 곱배기 두 개, 물냉 하나, 비냉 하나 이렇게 시켜서 나눠드시더군요. 역시 먹으러 다닐땐 일행은 많을 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지만, 사리만 추가했는데도 친절하게 반찬을 하나 더 가져다 주셨습니다. 처음에 나온 반찬으로 충분했기에 추가로 나온건 건드리지도 않았습니다. 아예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그 반찬을 다시 썼는지 버렸는지 모르겠네요. 아예 가져다주실때 괜찮다고 말하고 안받았을것을, 그 순간에 너무 소심했습니다.



안성 우정집

<안성 우정집 메뉴판>


 바로 위에서 말했지만, 사리 추가할 때 메뉴를 바꿔서도 시킬 수 있습니다. 혼자가도 두 가지 다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고마운 일입니다.



 냉면을 먹고 나와서 차를 탄 후에 같이간 일행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정집 물냉면을 먹고나니 어릴 때 먹었던 밀면이 떠올라요."


 지금은 통합 창원시가 된 마산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처음 밀면을 먹었습니다. 처음 밀면 먹은날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한여름이라기엔 조금 부족했던 어느 오후, 어머니와 함께 갔던 식당 주방에 보이는 끓는 물 위의 면 내리는 기계가 뽑아낸 면발, 그리고 얼음이 서걱거리던 육수와 빨갛게 올라가있던 양념장까지(위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정집 물냉면에는 양념장 같은건 올라가있지 않습니다.).... 우정집 냉면은 평양냉면보다 확실히 면이 굵고 쫀득하고, 얼음이 서걱거리는 육수가 맛이 진합니다. 여태까지 많이 먹었던 슴슴한 육수의 평양냉면들도 좋았지만, 저는 우정집 냉면이 훨씬 입에 잘 맞습니다. 다만, 우정집 냉면과 다른 평양냉면들이 같은 물냉면이긴 하지만 같은 음식인지는 의문입니다. 


 직접 가보지는 못하고 글로만 우정집을 알았던 시절에 진주냉면이나 황해도식 냉면이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글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음식 전공도 아니고, 역사학도도 아닌 제가 진주냉면이나 황해도식 냉면이 역사적으로 존재했는지 지금은 어떤지를 밝힐 능력은 없지만, 황해도의 사리원 명칭으로 사용하는 식당들이나 우정집이 황해도식 냉면이라는건 인정해야할꺼 같습니다. 물냉면과 비빔냉면으로 설명되는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서로 다른 음식인것처럼, 같은 물냉면이라해도 평양냉면과 황해도식 냉면은 서로 다른 음식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차만 막히지 않는다면 다음에 또 서울에서 냉면먹으러 가고싶습니다.




우정집


031-675-4029

경기 안성시 동본동 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