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조개 와인찜] 혼자남의 주말 요리

Posted by 쪽빛아람
2016. 3. 19. 23:32 2016/Food & Travel


 주말이라고 오랜만에 가스레인지에 불을켜고 방에서 요리를 해먹었습니다. 오늘 해먹은 요리는 모시조개 와인찜입니다. 사실 조개류를 많이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봉골레 파스타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프랑스홍합집 스타일의 파스타가 먹고싶어서 모시조개 와인찜을 해먹고 파스타를 말아서 먹기로 했습니다.


2015/10/11 - [2015/Food & Travel] - [서울대입구] 프랑스 홍합집


 주말에 진료 마치고 길 건너 영동시장에가서 모시조개를 사왔습니다. 오랜만에 갔더니 영동시장 가게들이 정비를 해서 깔끔하게 변해서 적응이 잘 안되더군요. 수산물 파는 가게에 가서 모시조개 가격을 물어봤더니 한 근에 7,000원이라길래 한 근 달라고 했는데, 한 근이 400g이더군요.[각주:1] 300g이면 될꺼 같아서 반근 사려다가 넉넉하게 먹고싶어서 한 근 달라고 했는데 한 근을 샀는데도 생각만큼 넉넉하지 못했습니다.



 주말인데 딱히 갈 데도 없고해서 멀지않은 가로수길에 나가서 빵을 좀 사왔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먹어본 중에 가장 맛있는 르 알래스카 바게뜨입니다. 실은 바게뜨랑 먹을 때 가장 맛있는 음식은 모시조개 와인찜이 아니고 새우로 만든 깜바스 알 아히요인데 냉동실에 새우 떨어진지 한참이라 아쉬운대로 모시조개라도 올려서 먹어볼까 싶어서 샀는데, 확실히 깜바스 알 아히요 쪽이 훨씬 잘 어울립니다. 모시조개는 그냥 주워먹고 바게뜨는 찍어먹었습니다.


 모시조개를 적당히 건져먹은 후에 파스타를 삶아서 같이 살짝 볶아줬습니다. 사진 속에는 저만큼 밖에 없지만, 사실 저녁에 다 못먹을만큼 많이 삶았습니다. 국수처럼 생긴 파스타가 아닌 경우에는 살짝 덜 삶아서 볶아두면 내일 까지는 먹을 수 있다는 계산에 주말 식사를 한 번의 요리로 해결했습니다.


 오랜만에 요리하려고 봤더니 요리용 화이트와인이 없어서 슈퍼에서 사오는 바람에 재료비로 차라리 사먹었으면 혼자서 더 풍성히 먹었을법하다는게 함정이긴 하지만, 주말동안의 먹거리를 장만했다는 것으로 위안삼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만 적는건 뭐라도 읽는 분께 한 가지라도 얻어가실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블로그의 취지와 맞지 않을듯해서 제 마음대로 조리법이라도 올려봅니다.


재료

모시조개 적당량 (1인당 200g은 넘어야 몇 개라도 까먹을 게 있습니다.)

파스타 적당량 (파스타는 항상 삶아보면 양이 많습니다.)

마늘 5개 이상 (저는 넣을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많이 넣는걸 좋아합니다.)

매운고추 (페퍼론치노든 청양고추든 크게 상관 없습니다.)

요리용 화이트와인

파 혹은 쪽파, 후추, 소금, 올리브오일, 식용유, 버터


재료준비

1. 모시조개는 해감하는편이 좋을꺼 같아서 해감했습니다.

 - 해감이 뭔지 혹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실 정도로 요리와 거리가 먼 분들은 그냥 먹어도 크게 상관 없습니다. 다만 이 때는 조리된 찜의 제일 아래쪽에 가라앉은 모래는 먹지 마세요.

2. 마늘은 까서 적당히 썰었습니다.

 - 너무 얇을 필요도 없고 두께가 일정함에 연연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충 5mm보다 가늘기만 하면 됩니다.

3. 파나 쪽파는 미리 잘게 썰어서 준비했습니다.

 - 꼭 칼이 아닌 가위를 사용해도 상관없습니다.

4. 다른 재료 준비가 끝나면 모시조개를 체에 받쳐둡니다.

 - 물기를 억지로 빼거나 하자는건 아니고 해감되던채로 팬으로 넣을 수 없으니 미리 준비해둔겁니다.


조리순서

1. 오목한 팬에 올리브오일과 식용유를 적당히 섞어넣고 충분히 가열했습니다.

 - 기름향을 즐기는 요리를 할 때는 올리브오일을 조금이라도 사용해주는편이 향이 좋습니다. 저는 깜바스 알 아히요처럼 기름이 많은편이 좋아서 큰 숫가락으로 7~10숫가락 정도 넣습니다.

 - 저는 국물이 조금이라도 있는 요리는 코팅팬이 아닌 스테인리스팬을 사용하기 때문에 조리전에 충분히 고루 가열해줍니다.

 - 새우요리와 달리 조개는 충분히 익을때까지 익히는 편이라 전체가 고루 가열될 수준까지만 잠시 가열해줬습니다.

2. 마늘을 넣고 마늘 끝이 살짝 탄다 싶을 정도까지 볶았습니다.

 - 깜바스 알 아히요는 몰라도 모시조개 와인찜은 기름에 볶은 후에 물을 부을꺼라서 어짜피 마늘이 바싹 볶아지는게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3. 마늘이 익는 사이에 적당한 시점에 고추를 넣었습니다.

 - 어짜피 고추는 매운맛을 뽑아내기 위함이기 때문에 타지 않는선에서 기름과 잘 접촉하기만 하면 됩니다.

4. 팬에 모시조개를 넣고 기름만으로 살짝 익혔습니다.

5. 모시조개를 넣고 30초정도 볶아졌다 싶을 때 화이트와인을 넣었습니다.

 - 팬이 충분히 달궈져 있다면 우선 화이트와인을 살짝 넣어서 불 붙이는 플람베를 해주면 좋지만 그런거 없어도 맛있습니다.

 - 맛과 모양을 좀 더 제대로 살리려면 모시조개 절반은 육수를 뽑아내고 절반은 요리에 직접 넣으면 좋겠지만, 혼자서 요리해먹는데 맛과 모양을 다 쫓을 필요는 없습니다.

6. 마지막으로 버터를 조금만 넣어서 향을 돋우고 파를 올린 후에 불을 끄고 먹었습니다.

 - 화이트와인의 향이 충분하다면 버터를 굳이 넣지 않으셔도 됩니다. 동네 슈퍼에서 제일 싼 걸로 샀더니 풍미가 너무 약해서 버터를 넣어봤습니다.

7. 모시조개를 건져먹는동안 따로 준비된 냄비에 물을 붓고 끓여서 파스타를 삶았습니다.

 - 파스타는 국수와 달리 물에 소금을 적당량 넣고 뚜껑을 열고 삶아야 합니다.

 - 이왕이면 파스타를 넣었을 때 물의 온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파스타 삶는 냄비의 크기가 큰 편이 좋습니다.

 - 파스타 봉지에 보면 몇 분을 익히라고 적혀있습니다. 저는 살짝 꼬들꼬들한 면을 좋아하기 때문에 보통 표기된 시간에서 2분을 빼고 삶는데 오늘 1분을 빼고 삶았다가 너무 삶아졌습니다.

8. 파스타가 다 삶아지면 모시조개를 건져먹고 남은 국물과 함께 잘 볶아줍니다.

 - 파스타와 함께 파스타 삶은 물을 적당량 넣어서 물기를 조절하시면 됩니다.

 - 이 과정에서는 아무래도 버터를 살짝 넣어서 풍미를 살리는 편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럴 때마져 넣지 않으면 혼자서 버터를 다 소비할 수가 없기에 이럴 때라도 넣습니다.

 - 와인찜을 먹을 때는 모시조개 향을 더 느끼기 위해서 뿌리지 않았지만, 파스타를 볶아줄 때는 후추를 잔뜩 갈아넣었습니다.



  1. 육류 말고는 대부분 400g이 한 근이라고 합니다. 어릴 때 어머니 따라서 어시장에 자주 다녔는데, 보통 소쿠리에 담아두고 얼마라고 팔지 무게로 달아파는걸 잘 못봐서 조개 한 근의 무게를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