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 돼지국밥] 서울에 이런 국밥집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진해에 갔던 날 기차타고 올라오기 직전에 저녁으로 창원역 근처에서 돼지국밥을 먹었습니다. 식사는 창원역 근처에서 했는데, 정작 기차는 창원중앙역만 정차하는거라 밥먹고 한참을 이동했다는게 함정입니다.
동생이 데려간 식당인데, 저녁이면 음식이 다 떨어져서 문닫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가 일요일 저녁이었는데 이날도 돼지국밥 말고 다른 음식은 모두 떨어져서 없다더군요.
식당 안은 절반은 삼분의 일 정도는 신발 신고 먹는 자리로 나머지는 신발 벗고 앉아서 먹는 좌식 테이블로 되어있습니다.
반찬이 먼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돼지국밥집에 갔을 때와 비슷합니다. 김치가 서울에서 주는 김치보다 젓갈이나 속이 좀 더 들어간 스타일이라는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돼지국밥 세 그릇을 시켰더니 미리 삶아둔 면 세 덩이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국수가 이렇게 노란색인건 처음봅니다. 보통 중국집에서 면이 노라면 가성소다를 많이 사용해서 노랗게 되었다고들 하는데, 생면이 아닌 건면을 삶아서 만들었을 국밥에 넣어먹을 면이 노랗다는게 재미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면을 즐기기 위해서는 당연히 바로 삶아서 먹는게 좋지만, 설렁탕이나 돼지국밥처럼 뜨거운 국물안에 넣어주는 경우에 면이 중심이 아니기에 바로 삶아서 먹을 수 없다는걸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노란색 면이라 그런지 여느 설렁탕집에서 먹었던 면보다 퍼짐이 덜하고 쫄깃한 편입니다.
돼지국밥이 나왔습니다.
다대기가 풀린 국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다대기는 살포시 덜어두고, 몇 숟갈 맑은 국물을 떠먹었습니다. 그러고는 반찬으로 나온 전구지 1 무침을 가득 넣어줬습니다. 다대기가 풀린 국물은 싫다면서 전구지 무침의 양념을 국물에 풀어먹는건 어떤 셈법인지 모르겠지만, 돼지국밥에는 다대기보다 전구지 무침이 어울립니다.
깨끗하게 한 그릇 비웠습니다.
국밥집 스럽지않게 후식까지 나옵니다. 시원하게 단술 한 그릇 들이키고 서둘러서 창원중앙역으로 기차타러 갔습니다.
보통 돼지국밥이라고 하면 부산쪽 음식이라고 합니다. 제가 돼지국밥을 처음 먹어본 건 마산 산호동 2 골목에 있던 식당에서였는데, 생긴지 얼마되지 않았던, 외관도 실내도 전혀 음식점같지 않게 생긴 식당에서 나온 뽀얀 국물의 돼지국밥이 너무 맛있어서 스스로도 깜짝 놀랄만큼 싹싹 긁어서 비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먹은 돼지국밥은 함안에서 직화로 구워주시던 접시불고기가 유난히 맛있었던 식당에서 먹었던 빨간 국물의 소고기국밥과 함께 제 어린시절 속 양대 국밥이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고기를 구워먹으면서도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구분하지 못하던 시절이라 정말 맛있었던건지 추억속의 맛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어릴 때 별로 먹어보지도 않았던 돼지국밥이 서울 살이를 하고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리운 음식이 되어버렸습니다. 다음에는 창원중앙역이아닌 창원역에서 기차든 버스든 타기로하고 좀 더 여유롭게 돼지국밥 한 그릇 비우고 출발하고 싶습니다. 3
[장원돼지국밥]
전화번호 : 055-293-9044 국밥
주소 : 경남 창원시 의창구 남산로17번길 13 (지번팔용동 181-11)
주차 : 팔룡주차장 1시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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