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프로스포츠팀을 응원하는가
그제에 이어 어제도 잠실야구장에 다녀왔습니다. 잠실야구장에서는 이틀에 걸쳐서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2015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4차전 경기가 있었습니다.
수요일에는 NC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기에, 신나는 마음으로 경기가 마친 후에도 응원단과 함께 한참을 응원하다가 돌아왔습니다. 같은 시각에 경기에 진 두산을 응원하는 분들이 반대편 관중석에서 제법 계셨습니다. 그날따라 두산이 형편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는 바람에 두산을 응원하는 분들중에 상당수가 경기가 마치기도 전에 경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그랬는데 경기 마친 후에도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위해서 한참을 응원하는 분들을 보니까 신기했습니다.
어제는 제가 그들처럼 경기가 마친 후에도 제법 응원을 하다가 돌아왔습니다. 수요일의 두산만큼은 아니었지만, NC 선수들이 어제는 한 점도 못내고 경기 내도록 무기력한 타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패배했습니다. 7,8회에 추가점을 주는걸 보면서 그냥 일찍 나갈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마지막 공격을 마치는것까지 보고 열심히 응원한 응원단과 함께 경기 후에도 한동안 응원을 하다가 돌아왔습니다.
경기가 마칠 때까지 나가지 못한건 그래도 혹시나 역전할 수도 있다는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었습니다. 경기가 마친 후에 응원단상에 올라와서 마무리 응원을 하는 응원단을 보면서 저렇게 열심히 응원하는 응원단도 있는데 하는 마음으로 조금 더 응원을 했습니다. 그저께는 응원단이 단상을 내려올 때까지 응원을 함께 했는데, 어제는 그러기 직전에 경기장을 나왔습니다. 관중석에서 밖으로 나가는 통로로 꺽기 직전에 응원단상에서 응원하던 랠리다이노스 1 한 분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 순간 경기가 마친 후에도 남아서 응원을 하다가 돌아오는건 단지 열심히 한 선수들 때문도 아니고, 경기에 지고있는데도 열정적으로 응원을 이끈 응원단 때문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이기든 지든 내가 응원하는 팀을 위해서 열심히 응원 하는겁니다. 그렇게 열심히 응원 했는데,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겨주면 정말 고마운거고, 혹시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걸로 충분한겁니다. 이왕이면 내가 응원하는 팀의 성적 뿐 아니라 여러가지 모습들이 다른 팀들 혹은 외부에서 보기에 본받을만한 귀감이 된다면 더이상 고마울것이 없습니다. 단지 그게 다였습니다. 선수나 응원단을 위함도, 그들에게 빚진 마음도 아니었습니다.
열심히 하는것만으로 혹은 단지 타고난 본인의 재능 만으로 순수한 겨룸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그래도 타고난 재능으로 힘써 경쟁하는 스포츠가 오히려 정정당당할 수 있기에 더 응원하는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다만,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그들을 바라보는걸로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이, 응원단상에서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열심히 응원하는 응원단이 열심히 준비한 것처럼 제가 뛰어야 할 필드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가고, 그래서 이왕이면 좋은 결과도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NC다이노스처럼 선수단보다 프런트가 더 일 잘하는 팀 하나정도는 응원할 맛이 납니다. ^^
- NC다이노스 응원단 이름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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