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와 '경남'
지난주에 제가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을 보고 제가 어디에 다녀왔는지 아시겠습니까?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사진 속 여자분이 들고있는 쇼핑백에 국내 유명백화점 로고가 새겨져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어디에서 찍은 사진인지 모르시겠죠?
위 사진은 센트럴시티 지하에 있는 광장을 리모델링하고 있는 현장을 가리기 위해서 만들어둔 벽에 붙어있는 사진입니다. 그러니까 지난주에 제가 어디 외국에 나가서 찍은 사진이 아니고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 갔다가 찍은 사진인 것입니다. 사진을 잘 찍으면 외국에 나가서 찍어온 사진처럼 보이겠죠?
첫 번째 사진은 제가 일부러 사람들만 보이게 찍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렇게 '공사 중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쓰여진 벽과 외국사람들이 찍혀있는 사진이 번갈아가며 붙어있습니다. 분명히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의 공사현장벽에 붙어있는 사진인데 왜 외국인 그것도 백인들만 보이는 사진이 붙어있는 것일까요?
공사현장 벽의 사진을 보면서 모자에 'NY'라고 로고가 새겨져 있으면 멋있다고 생각하고 쓰지만, '경남'이라고 새겨져 있으면 어딘가에서 얻어온 모자라고 생각할꺼라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Seoul'이라고 새겨져 있는 모자와 '서울'이라고 새겨진 모자 중 어느쪽을 사람들이 더 많이 선택할까요?
사진이 붙어있는 공사현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파미에스테이션이 있습니다. 처음 파미에스테이션에 갔을 때 느낌은 한마디로 '이국적이다'였습니다. 공사 현장에 백인들만 등장하는 사진을 붙여놓고, 식당가를 꾸밀 때 이국적으로 꾸미는건 분명히 잘 계산된 마케팅이겠죠?
근거도 없이 우리 것이 최고다라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국적으로 그것도 백인들이 등장하는 사진으로 꾸미는게 마케팅에 도움이 되는 현실이 너무 아쉽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저부터도 그런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더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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