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환승제도

Posted by 쪽빛아람
2014. 5. 6. 23:24 2014



  전부터 고속버스 환승제도라는것이 생겼습니다. 출발 차랑은 상관없이 선산휴게소에서 갈아탈 있는 제도입니다. 이번에 알게되었는데, 8시 이전에 출발한 버스에서만 시행된다고 합니다. 아마도 8시 넘어서 출발하면 선산휴게소에 도착하는 시각이 너무 늦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본가가 있는 창원에 내려갈때는 주로 야간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환승제도가 있다는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시행되는걸 직접 본 적은 없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저녁에 연휴를 맞아 집에 내려갈 때 17시 55분 버스를 탔는데 처음으로 환승하는 사람을 봤습니다. 그런데, 연휴를 맞아서 명절 때보다 고속도로가 더 막히는 바람에 약간의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고속도로가 많이 생겨서 서울에서 창원으로 가는 경로가 여러 개 있습니다. 토요일 저녁에 선산휴게소를 지나는 고속도로가 그 길들 중에 가장 막혔나 봅니다. 환승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선산휴게소에 들리지 않아도 되었을껍니다.  그랬으면 막히는 도로로 있었겠죠. 하지만, 환승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가장 막히는 경로라는걸 알면서 가야만 했습니다. 게다가, 검표하시는분이 환승이 사람 있다고 말했을 때, 기사분이 누구냐고 물어보는 바람에 함께 버스에 타고있던 모든 승객들이 환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선산 휴게소에 도착하기 직전에 제가 탄 버스 기사님이 한 시간 정도 늦게 출발한 버스 기사님이랑 통화하실때 우연히 들었는데, 그 버스가 오히려 우리 버스보다 일찍 창원에 도착예정이었습니다.(실제로 도착시각이 어떤지는 모릅니다.) 결국 고속버스는 12시를 넘긴 시각에 창원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처음에 환승하는 한 사람 때문에 막히는 길로 가야한다는것을 알았을때, 저도 인간인지라 가장 먼저 짜증의 감정이 생겼습니다. 선산에서 환승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 기사님의 첫 번째 반응도 짜증이었고, 제가 느낀 다른 승객들의 반응도 짜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감정이 조금 가시고나자 과연 다른 사람들이 환승하는 한 사람의 승객에게 짜증을 내는게 합당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이 짜증내고있는 제 입장에서 마치 환승하는 한 사람의 승객에게 집단행동이라도 하고있는 느낌이었거든요. 학교에서 왕따를 직접 행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환승하는 승객이 불법을 저지른 것은 당연히 아니고, 도덕적으로도 당연히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제도를 합당한 비용을 내고 사용하려했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짜증을 느꼈던 환승하지 않는 다른 승객들 및 기사님의 입장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환승 제도'가 잘못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평소에 차가 막히지 않는 경우에 '환승 제도'가 분명히 장점이 있을것입니다. 단지 토요일에 길이 막혔을 뿐이죠. 뒤집어 생각해보면 환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산으로 가야만 하는 고속버스들이 선산 휴게소 방면의 고속도로가 더 막히게 만들수도 있었겠죠? 어쨌든 모두가 나쁜 의도가 없었고, 누구도 잘못한 일이 없는데도 소모적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환승 제도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없앨 수 있는 보완책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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