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미의 수학N] 교과서를 뛰쳐나온 수학을 통해서 만나는 세상
얼마 전 본가에 내려갔다가 조카의 장난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탄력있는 고무공과 짧은 플라스틱 막대를 서로 연결해서 공 형태로 만든 장난감이었습니다. 이제 세 살인 조카야 전혀 관심도 없겠지만, 장난감의 모양은 정다면체 중 하나인 정이십면체였습니다. 정이십면체를 이루고 있는 공과 막대를 사용해서 정삼각형으로 이루어진 또다른 정다면체인 정사면체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어린 조카는 큰 공을 분해해서 작은 공을 만들어 줬다는 사실만으로 좋아했습니다.
아직은 어리기만한 조카가 조금 더 커서 학교에 들어가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세상에 다섯 개 밖에 존재하지 않는 정사면체와 정이십면체였다는걸 교과서에서 배우게 되면 분명히 그림으로만 배웠던 저보다 친숙하게 느낄테지요. 교과서를 통해서 접하게되는 수학을 이처럼 교과서 밖에서 만나게 해 주는 책이 바로 [수학N]입니다.
저자인 박경미 교수는 10년 전 수학콘서트라는 책으로 교과서 속의 수학을 교과서 밖으로 끌고나와서 많은 이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교과서 밖에서 수학을 접하도록 도와주었던 많은 책들이 일본에서 들어왔다는 사실에 살짝 기분나빴던 저도 우리나라 저자가 쓴 책을 기쁘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책의 구성은 문학, 영화, 미술, 사회, 철학, 역사 등의 다양한 분야들의 작품 혹은 사건을 통해서 수학의 여러 분야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숫자나 수식은 최소한으로 넣고, 책을 읽는데 꼭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따로 모아둬서 관심있는 사람만 더 읽어볼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책 속에 다양한 그림들이 삽입되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수학N]은 단지 교과서 속에 있는 수학을 교과서 밖으로 끌고나온게 전부가 아닙니다. 네덜란드 화가 에스허르의 작품을 통해서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소개해주고,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통해서 게임이론에 대해서 풀어나가며, 선거 방법을 고민했던 수학자들을 소개하면서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합니다. 이처럼 [수학N]은 교과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수학을 교과서 밖에서 접하도록 도와주는것으로 그치지 않고 더 넓은 수학의 세계를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서점의 서가에서 눈에띄었던 분홍빛 표지의 수학N을 보면서 제목이 왜 수학N일까 궁금했습니다. 저자의 머리말 속에서 답을 찾고나서야 다시 표지를 보니 그 속에 숨어있는 'Narrative·Network·NUNBER·AND'등이 그제서야 보였습니다. 또한 제목은 '임의의 정수 n에'대한 책임과 동시에 '수학엔' 무엇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의 표현이라고 합니다. '수학N'덕분에 '수학엔' 이런 분야도 있다는걸 알게 된 고마운 책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권합니다.
1. 수학 교과서를 통해서 접하는 수학에 질려버린 중·고등학생
2.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수학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궁금한 일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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