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맛집] 광화문집 - 김치찌개, 계란말이
세종문화회관 옆 골목안의 광화문집에서 맛있는 김치찌개를 먹고 왔습니다.
광화문집을 찾아가는걸 글로 설명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처음 찾아갔을 때는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절이라서 광화문집을 소개해준 잡지의 작은 지도 하나를 가지고 찾아갔었는데, 근처에서 한참을 맴돌았던 기억이 아직도 있습니다. 그 탓인지 아직도 광화문집이라고 하면 찾아가기 쉽지 않다는 인상이 같이 떠오릅니다.
세종문화회관 건너편 블록이 끝나가는 지점 골목안에 광화문집이 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다가 수제튀김집 어귀에 골목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와야 하는데 튀김을 팔고있는걸 보고선 당황해버렸습니다. 어떻게든 골목으로 들어가야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보이는 골목길로 들어갔다가 찾지 못하고 결국 스마트폰의 지도앱을 열고서야 겨우 찾아갔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정면의 건물 끝, 그러니까 세종문화회관과 마주보고있는 블럭의 코너 부근에 광화문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이 있습니다. 골목 입구가 코너에 있다고 기억하면 찾아가기 쉬웠을텐데 왜 여태 그 생각을 못한걸까요.
오래된 건물이라 간판도, 벽도 허름합니다. 워낙 오랜만에 방문한것이기도 한터라 사진을 찍으면서 광화문집에 제육볶음도 있었구나 하고 새삼 깨닳았습니다. 건물도 그렇지만, 간판은 몇 년이나 되었는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십수년 전 처음 찾아왔을 때부터 계속 이 간판이었던듯한데 말이죠.
문을열고 들어서면 왼쪽으로 주방이 보이고, 1층에 테이블이 다섯 개 있습니다. 벽 쪽으로 붙은 테이블 세 개는 네명씩 앉을 수 있고, 문 쪽의 두 개 중 안쪽은 네 명이 앉을 수 있지만, 제가 앉았던 문 앞의 하나는 드나드는 사람 때문에 세 사람이 한계입니다. 2층에도 자리가 있다고 하는데, 사람이 붐비는 평일 점심에 가보지 못해서인지 아직 2층에 앉은 적은 없습니다.
실내를 봐도 한눈에 오래된 식당임이 느껴집니다. 식당의 분위기나 메뉴를 보면 중년의 남자들이 한 잔 걸치는 분위기인데, 젊은 여자분들도 한 팀 있습니다. 저녁이라 그런지 여자분들이랑 저희 말고는 다들 소주 한 병씩 하시더군요.
메뉴판입니다. 밥 별도인 제육볶음이 있지만, 전 돼지김치찌개밖에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김치찌개를 주문하면 계란말이는 안시키냐고 자연스럽게 물어봅니다. 두 사람이서 돼지김치찌개 2인분에 계란말이 1 하나를 시켰습니다.
계란말이가 참 재밌는 위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듣기로는 돼지김치찌개의 가격을 올리는데는 한계가 있어서 할 수 없이 계란말이라는 메뉴가 생겼다고 합니다. 이번에 가서는 시도도 해보지 않았지만, 예전에 두 사람이서 식사하러 가서 김치찌개 1인분과 계란말이 1인분을 달라고 했다가 안된다고 거절당한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김치찌개만 먹는걸 안된다고 하시지는 않습니다. 광화문집에 자주 가면 굳이 계란말이를 시키지 않을꺼 같은데, 매콤한 김치찌개와 계란말이가 은근히 잘 어울리기 때문에 가끔 찾아가는 입장에선 같이 주문하게 됩니다.
반찬입니다. 특별한건 없습니다. 콩나물 껍질은 살짝이라도 털었으면 좋았을뻔 했습니다.
한 번 끓여둔 김치찌개를 테이블에서 다시 끓여서 먹는 방식이기 때문에 개인별로 떠먹을 수 있는 접시를 가져다주십니다. 저는 처음 한 번 정도는 그릇에 떠서 먹고 그 뒤로는 불을 줄여서 냄비채로 먹습니다.
테이블에 가져온지 얼마 안 된 김치찌개입니다. 그냥 먹어도 될 수준으로 조리되어 나옵니다. 하지만, 김치찌개라는 음식이 보글보글 끓일 수록 맛있어지기 때문에 너무 세지않은 불로 먹는동안 계속 끓여줍니다. 국물이 제법 졸았다 싶으면 꺼지지 않을 정도로 불을 줄여주고 먹습니다.
어느정도 끓인 후에 한 번 저어준 후 찍은 사진인데, 사진으로는 바로 나왔을 때와 차이를 알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돼지고기 목살이 제법 많이 들었다는건 알아보실 수 있겠죠? 인상적인건 위쪽에 보이는 하얀 배추줄기 부분입니다. 제 입이 맞다면 익힌 김치가 아닌 생배추잎이거나 겉절이 정도로만 조리했던 잎이었습니다. 예전에 김치찌개를 먹었을 때는 저런 부위가 없었는데 그 사이에 바뀐건지 아니면 제 입이 틀린거겠죠. 건져서 먹어보고는 김치찌개에 생배추잎을 넣으면 국물이 시원해져서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계란말이가 나왔습니다. 사진상으로는 너무 적어보이게 나왔는데, 상당히 거칠게 구워진 계란말이지만 양이 적지는 않습니다. 특이한건 케첩이 따로 없어서 간장에 찍어먹어야 한다는 겁니다. 제 입에는 김치찌개가 살짝 맵기 때문에 식사 하는 중간중간에 장에 찍지않고 그냥 먹어도 맛있습니다.
광화문집은 오래된 식당이긴 하지만, 규모가 크지는 않습니다. 김치찌개라는 음식의 특성상 맛이 엄청나게 특별하지도 않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머리속으로 상상하는 딱 이상적인 김치찌개의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화문집이 유명해진데는 지역적인 특성이 높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근처에 신문사 본사들이 모여있습니다. 맛집을 소개한 가장 오래된 매체가 신문이었기 때문에 광화문집은 예전부터 맛집으로 소개가 많이 되었습니다.
여러 매체에서 맛집으로 소개한 식당 치고는 잘 익은 김치와 돼지고기 목살을 넣어서 끓인 특별할 것도 없는 맛입니다. 그렇다고 동네마다 이정도 김치찌개를 내놓는 식당이 하나씩 있는건 절대 아닙니다. 서울 시내에서 김치찌개 맛집을 꼽자면 광화문집을 빼놓기는 힘들다는데 동감합니다. 김치찌개라는 음식의 특성상 멀리서 찾아가라고 권하기는 애매해도, 광화문 근처라면 찾아가도 후회하지 않을 맛입니다.
[광화문] 광화문집 - 김치찌개
전화번호 : 02-739-7737
주소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5길 12 (당주동 42-2)
- 전 달걀말이라는 용어를 더 좋아하지만, 식당 메뉴판에 계란말이라고 써있어서 그대로 사용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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