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4가] 전통 아바이 순대

Posted by 쪽빛아람
2015. 11. 27. 23:32 2015/Food & Travel

 


 방산시장에 가기 전에 근처에서 순대국을 먹고 갔습니다.


 방산시장과는 을지로 4가역 5호선을 사이에 두고 길 건너의 골목 안쪽에 있는 식당입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을 많이들 사용하니 주소만 알면 찾아가기 어렵지 않지만 예전같으면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애매한 위치입니다. 청계천에서 을지로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첫 번째 골목으로 들어가서 골목따라 500m 즈음 가다보면 골목이 두 개로 갈라지는데 그 정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허름한 외관입니다. 문 앞에 쌓여있는 의자들을 보면 춥지 않은 계절에는 문 밖 골목에도 판을 펴고 먹는 사람들이 많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전통 아바이 순대 을지로4가


 식당 안도 허름합니다. 문열고 들어선 정면에 구석쪽으로 세 개의 테이블에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앉아서 한 잔씩 하고 계십니다. 추운 계절이라 오래 앉아 술 드시는 분들이 춥지 않은 안쪽에 주로 자리잡으신듯합니다. 제가 앉은 테이블을 포함해서 사진에 보이지 않는 네 개의 테이블이 문 쪽으로 더 있습니다.


전통 아바이 순대 을지로4가


 식당 왼편에는 뭘 하는지 전부 다 들여다볼 수 있는 주방이 있습니다.


전통 아바이 순대 을지로4가


 들어서자마자 식사할껀지 술마실껀지 묻길래 순대국 하나 달라고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기는 했지만, 메뉴판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둘러봤는데 벽 한켠에 A4용지에 프린트해서 붙여둔 종이 한 장 말고 다른건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넉넉했거나 혼자 방문한 게 아니었다면 모듬안주도 작은걸 하나 먹어보고 싶었지만, 순대국 하나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전통 아바이 순대 을지로4가


전통 아바이 순대 을지로4가


 주문을 하고나니 무우김치와 새우젓을 내주셨습니다. 순대국이라는 음식은 큰 솥에 끓이고 있던 걸 그냥 퍼주가너 덜어서 한 번 데워주는 음식일텐데 한참이 되도록 안나왔습니다. 그러다가 제 뒤에 들어온 손님의 순대국 특사이즈를 먼저 내주셨습니다. 알고보니 제 주문이 주방에 제대로 접수가 안되어서 안나오고 있었던겁니다. 주문이 밀려있는게 아니라면 주문하자마자 사장님께서 그릇에 순대와 머릿고기를 담으시는게 바로 보입니다. 저처럼 순대국 시켜두고 무작정 기다리지 마시고 확인이라도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전통 아바이 순대 을지로4가


 순대국이 나왔습니다. 한 가운데에 다대기가 들어있었는데 저는 다대기를 싫어하는편이라 다대기는 덜어내고 먹었습니다.


전통 아바이 순대 을지로4가


 야채 순대가 맛있다고 하는데, 순대국에도 제법 들어있습니다.


전통 아바이 순대 을지로4가


 머릿고기도 충분히 들었습니다.


전통 아바이 순대 을지로4가


 재미있는건 이 국물입니다.


 순대국 자체가 아무래도 약간의 냄새가 날 수 밖에 없는터라 그런건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습니다.[각주:1] 그런데 전통 아바이 순대의 순대국에서는 보통 순대국을 먹을 때 나는 향이나 맛과 조금 다른 맛과 향이 느껴집니다. 소고기를 충분히 삶아서 만들어낸 곰탕이나 설렁탕과는 조금 다른 맛입니다. 예전에도 소고기 말고 다른 고기를 충분히 삶은 국을 먹을 때 비슷한 맛을 느낀 적이 있는데 제 기억으로는 기름기가 거의 없는 고기를 삶았을 때 나는 맛이었습니다. 제법 인상적인 맛이었던터라 여태까지 기억하고 있는데 그 맛을 순대국에서 느낄 줄은 몰랐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충분히 푸짐하고 맛있는 순대와 순대국입니다. 다시 찾아가고 싶은데, 다음 번에는 모듬안주도 맛보려면 소주 한 잔 할 친구를 데려가야겠습니다.



[을지로4가] 전통 아바이 순대 - 야채순대, 순대국

서울 중구 창경궁로 5가길 33 대동빌딩 (산림동 84-1)



지도를 클릭하시면 위치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 혹시라도 그런게 전혀 없는 순대국을 원하신다면 찾아가지 마시길 권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