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뷔페 가보셨나요?

Posted by 쪽빛아람
2015. 12. 1. 23:09 2015/Life

단호박 달걀찜. 단호박이 들어갔으니 달걀찜 간도 살짝 달게하면 잘 어울릴꺼 같은데, 멸치육수로 달걀찜을 만들면서 짠맛이 나도록 간을 했습니다. 단호박의 단맛과 달걀찜의 짠맛이 어울리지 못하고 그냥 섞여있기만 합니다.


 지난 주말에 한식뷔페이 가봤습니다. 좀 더 정확히는 파미에스테이션에 있는 올반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점심때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는데도 주말이라 그런지 파미에스테이션에 사람이 워낙 많아서 바로 들어가서 식사할 수 있는 식당이 없었습니다. 이왕 기다릴꺼 올반에 한 번 가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들어가서 대기시간을 물어봤더니 대충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전화번호를 남겨주면 문자를 준다기에 전화번호를 남기고 고속터미널에 넘어가서 볼일을 봤습니다. 한 시간 후에 식사가 가능할꺼라더니 30분 후에 10분 정도 후에 식사가 가능할꺼 같다고 문자가 왔습니다. 볼일보던걸 마무리하고 다시 올반에 갔을 때는 문자 받은지 30분 후 그러니까 예약을 건 시간에서 한 시간이 지난 시각이었는데 번호표를 보여줬더니 잠시 후 자리로 안내해줬습니다. 파미에스테이션 근처에 백화점도 있고, 서점이나 구경할 가게들이 많으니 식사가 급하지 않은 분들은 괜히 식당 앞에 줄서서 기다리시지 말고 예약을 해두시고 기다리셔도 좋을꺼 같습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귀리죽, 유자화채, 콩물, 쇠고기죽입니다. 귀리죽은 타락죽이라고 팻말에 되어있길래 떴는데, 세워둔 팻말과 설명이 서로 다르더군요. 유자화채는 너무 싱겁게 되어있어서 얼음이 조금만 녹아도 밍밍했습니다. 콩물은 정확한 이름은 이게 아니었는데, 달달하게 간이 되어있었습니다. 쇠고기죽은 딱 상상하는 그 맛입니다.


 언젠가부터 대기업들이 하는 한식뷔페가 유행입니다. 파미에스테이션의 올반도 파미에스테이션 안에 있는 여러 식당 중에 줄이 첫번째 아니면 두번째로 길어 보였습니다.[각주:1] 올반 말고 다른 한식 뷔페들도 주말이면 두 시간씩 기다리는게 기본이라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정도로 줄이 길지는 않은듯합니다만, 여전히 한식 뷔페 식당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걸 봅니다.


 저는 뷔페 자체는 좋아하는 편입니다. 블로그에도 샤브샤브 뷔페나 무한리필 연어 식당을 올렸습니다. 올 해만해도 샤브샤브 뷔페[각주:2]는 여러 번 갔었고, 고기뷔페[각주:3]도 갔었고, 호텔 뷔페도[각주:4] 몇 번 갔었습니다. 뭔가 할 말이 있는 식당을 블로그에 올리기 때문에 방문했지만 소개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남들보다 뷔페에 가는 회수가 적은 편은 아니라는건 뷔페에 가서 만족을 하는 편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먹는 양이 적지 않기 때문에 그렇겠죠. 만족은 하지만 딱히 할 말이 없는 경우에는 소개하지 않았는데, 한식 뷔페는 처음 가봐서인지 인상적인 점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2015/09/09 - [2015/Food & Travel] - [샤브샤브 뷔페] 고기 vs. 채소

2015/11/16 - [2015/Food & Travel] - [논현역] 베르사케 2호점 - 연어 무한리필


 한식이니 어른들이 좋아하실 것이다.


 한식뷔페가 처음에 유행했을 때 어딘가에서 읽은[각주:5]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에 좋다는 문구가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당장 토요일에 제 옆에서 식사한 가족도 고향에서 올라오셨다가 버스타고 내려가기 전에 어머님을 모시고와서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나이가 좀 있는 분들끼리 와서 식사하는 팀도 여럿 보였습니다. 그런데, 음식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테이블의 간격이나 분위기는 어른들 모시고 가서 식사하기는 어려워보였습니다. 사람이 많이 몰리니 두 사람에게 두 사람이 딱 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 두 개만 주는건 이해할 수 있지만, 겨울이라 두꺼워진 옷이나 가방을 둘 곳이 전혀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옷은 의자에 적당히 걸쳐야했고, 가방은 바닥에 내려놔야만 하는 상황이더군요. 홀을 가로질러서 길게 배치한 테이블에는 두 사람씩 마주보고 앉을 수 있게 안내해주던데, 떨어뜨려놓았다면 두 사람이 앉아서 먹어야 할 크기의 테이블을 붙여서 배치한 후에 서로 다른 일행인 사람들을 두 사람씩 바로 옆에 앉아서 먹도록 했습니다. 식당 내부도 그냥 조명을 어둡게 해놓은거지 분위기가 좋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주말에 한 사람당 2만원 조금 넘는 돈을 내고 먹는 뷔페라고 생각하면 큰 불만은 없습니다. 같은 시각에 애슐리나 빕스에 가는것과 비교해보면 음식 자체는 훨씬 나은편이니 비교우위에도 있습니다. 다만 어른들을 모시고 가기에 좋은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한다는 뜻입니다. 한식뷔페가 유행이라고해서 부모님이 오시면 한 번 모시고가볼까 생각을 했다가 예약이 힘들어서 못갔는데, 직접 한 번 가보고 부모님 모시고 가는건 포기했습니다.



 한식 좋아하시나요? 한식이 뷔페에 어울리는 음식일까요?


 저는 뷔페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밥이 아니면 안된다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한식도 결코 빠지지 않게 좋아합니다. 그런데, 한식뷔페에 가보고 한식이 뷔페에 어울리는 음식인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뭔가 제대로 갖춰서 먹을 때, 중식, 일식, 양식 모두 몇 가지 음식들이 순서대로 나오는 스타일로 식사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식은 한정식이 자리잡기 전까지 모든 음식을 한 상에 차려두고 먹는게 정석이었습니다. 음식을 시간순서대로 나눠서 먹는거라면 기껏해야 고기를 구워먹을 때 고기먼저 먹은 후에 식사를 하는 정도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여러번 음식을 떠와서 식사를 했는데 이상하게 뭔가 허전합니다. 충분히 여러가지 음식을 먹었고, 상당히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만족스럽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위에 말씀드린대로 비슷한 가격대의 뷔페와 비교하면 음식 하나하나의 질은 훨씬 좋은편입니다. 그런데도 만족스럽지 않다는건 가보기 전에 식당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거나, 한식이라는 음식의 특성이 뷔페랑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샤브샤브 뷔페는 우연한 기회에 가보고 저랑 잘 맞아서 여러 종류의 식당을 찾아가봤습니다. 식당마다 특징과 장단점이 있다는것도 알게되었습니다. 처음 방문한 한식뷔페가 저랑 잘 맞았다면 다른 식당들도 가봤을텐데, 딱히 인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한식 뷔페들은 제가 다니는 동선이랑 잘 겹치지 않은터라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다른 한식뷔페에 가보기는 힘들겠습니다.


  1. 다른 한 식당은 구슬함박스테이크였습니다. [본문으로]
  2. 샤브샤브 뷔페는 가격이 저렴한 편인데 야채를 무한으로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아합니다. [본문으로]
  3. 학창시절 말고는 고기뷔페 갔다가 만족한 적이 없는데, 하이미트의 돼지고기는 늘 만족합니다. 물론, 국내산 돼지고기 부위만 먹습니다. [본문으로]
  4. 어쩌다보니 그 사이에 여러번 가게 되었는데, 제 돈을 주고 먹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본문으로]
  5. 아마 한식뷔페 유행에 대한 신문기사였을껍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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