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지하철
제가 처음 서울에 올라왔던 시절의 강남역이라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입니다. 지금은 없어진 시티극장 매표소가 보입니다.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는 가야할 곳이 있으면 주로 지하철을 탔습니다. 지하철은 종류도 적은 편이고, 어디에나 노선도가 붙어있고 지하철역 이름을 확인하기 쉬워서 최소한 목적지 근처의 지하철역 까지는 확실히 찾아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에비해 버스는 노선이 많기도 하지만 내려야 할 역을 알기도 쉽지 않습니다.
외가쪽 조카가 논술시험을 보기 위해서 올라온 길에 제 방에서 하루 자고간다고 왔습니다. 서울역으로 데리러 갈 생각이었는데, 자꾸 나오지말라고해서 그러마고 하곤 지하철역까지만 데리러 나갔습니다. 서울역에서 바로오는 버스가 있긴하지만, 어두운 밤에 버스 탔다가 어디에서 내려야할지 찾기도 쉽지 않을듯해서 그냥 지하철을 타고오라고 했습니다. 버스 대신 지하철을 타라고 설명하고나니 문득 버스타고는 찾아가기가 힘들어서 지하철만 타고다니던 처음 서울에 올라왔던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그 시절에는 포털사이트의 지도가 없었기에 1 처음 가는 곳을 갈때면 목적지와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지하철을 타고가서, 지하철에서 내리면 역사에 붙어있는 지도를 살펴서 목적지를 찾아가곤 했었습니다. 본과 들어가기 전에 자전거를 타고 서울에서 창원까지 가겠다고 혼자 나선 적이 있는데, 그 때 길을 찾아가기 위해서 구입한 작은 지도책이 지금도 본가의 책꽂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이제는 손안에 스마트폰이 있어서 서울 뿐 아니라 외국에 나가도 스마트폰 하나면 목적지를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만난 조카의 첫마디가 '서울은 너무 복잡해요'였습니다. 일요일이 아닌 토요일 밤이라 서울역에도 사람이 많지는 않았을테고, 토요일 열시 가까운 시각의 4호선이나 7호선이 그렇게 붐비지도 않았을텐데 그래도 조카의 눈에는 서울이 복잡해보이나봅니다. 서울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부산에서 살고있는 조카의 눈에도 그렇게 보일정도라면 서울에 사람이 많기는 한가봅니다. 그런 서울이 어색하지 않은걸 보면 세상이 변한만큼 저도 많이 변했나봅니다.
- 포털사이트 자체가 없던 시절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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