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행동] 시민은 어떨때 행동하는가

Posted by 쪽빛아람
2017. 6. 1. 15:39 2017/Life


 작년 가을부터 벌어지고 있는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탄핵정국에서 시민들이 국회의원들에게 집중적으로 문자를 보내는 행위가 여러 번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문자를 받은 입장에서 이런 행위를 '문자폭탄' 혹은 '테러'라는 식으로 매도했고, 시민들의 행동을 그렇게 부르는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손혜원 의원이 사람들에게 공모를 받은 후에 '문자행동'이라고 부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손혜원 의원 페이스북] 문자행동 제안글


 문자를 받을 때마다 문자폭탄이나 테러라고 규정하는걸 보면서 들을 때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부당하다고 생각했는데, 손혜원 의원의 문자행동 브랜딩이 반갑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지난 촛불 정국에서 유시민 작가가 썰전에서 촛불집회에 나오는 사람들을 평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유 작가는 “국민의 절반가량이 (박 대통령의) 하야 또는 탄핵을 바라는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열정적이고 강력하게 하야를 원하는 사람들이 광장에 나간다”며 “강한 열망의 정도를 보여주는 것이 집회 참가자 숫자”라고도 했다. [노컷뉴스] '썰전' 유시민 "촛불집회 원동력은 하야 알고리즘"


 나라가 돌아가는 모습과 사랑스러운 조카를 보면서 훗날 조카에게 좀 더 당당한 큰아빠가 되고싶다는 마음에 토요일마다 광화문에 산책을 나갔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유시민 작가의 평가가 확 와닿았습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70~80% 가까운 사람들이 지난 정부가 잘못했다고 평가했고, 하야 혹은 탄핵을 원했지만 실제 광화문에 나온 사람들은 최대 200만 명 정도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200만명만 하야나 탄핵을 원했던건 아닙니다. 그런 바람을 가진 사람 중에 열망이 더 강한 사람이 행동하고, 그 행동이 겉으로 드러나보이는겁니다.


 문자행동을 하는 시민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문자를 보내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살피는게 오히려 정치인들이 해야하는 바람직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받는 사람은 혼자이고 여러 사람이 보낸다고해서 불가능하다고 일축하면 안됩니다.


[해럴드경제] 표창원의 역발상.."문자폭탄 전화번호 모아 대선때 활용"


 표창원 의원은 '비난, 욕설, 반대하는 분들의 전화번호를 모았다가 지난 대선에 활용했다'고 말했습니다. 문자행동 브랜드를 제안한 손혜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본인의 전화번호를 공개하면서 자신에 대한 문자행동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IT의 발전으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도구가 생겼음에도 구시대 발상에 사로잡혀서 계속 외면한다면, 결국 그 정치인이 도태될 것입니다.




P.S.

물론 문자행동을 할 때 욕설같은 모욕적인 언사나 명예훼손 혹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낸다면 그건 잘못된 행위이고 처벌받아야 합니다. 문자행동이 바람직한 정치행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 폭력성을 최대한 배재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처럼 문자를 보내는 시민 스스로 자성하는 부분도 분명히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