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꽃 보신적 있으세요?

Posted by 쪽빛아람
2017. 5. 24. 12:01 2017/Life


 산림청 국림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용강리 일대의 대나무 솜대가 10여 년 만에 꽃을 피웠다고 합니다.


 솜대가 꽃을 피운건 2007년 경북 칠곡에서 관찰된 이후 10여 년 만이라고 하고,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5속 18종[각주:1]의 대나무 전체로 봐도 흔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합니다. 삼림청 블로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대나무 꽃이 핀 사례가 1937년 경남 하동의 왕대림, 2007년 경북 칠곡의 솜대림, 2008년 경남 거제 칠전도의 맹종죽림, 2012년 경남 김해 용두산에 자생하는 이대 등 뿐이었다고 하네요.


 어릴적에 외가에 갔다가 대나무 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외가 뒤로 집을 감싸듯이 작은 대숲이 있었는데 그 대숲에 있는 대나무 중 한둘에서 꽃이 피려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그걸 보시더니 대나무 꽃 피면 대나무 다 말라죽는다고 하시면서 올라오던 꽃대를 다 쳐버리셨습니다. 기억 속 꽃은 붉은 빛을 띄었는데, 산림청블로그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흰 색입니다. 국민학교 저학년이던 제가 아직 다 피지않은 대나무 꽃을 싸고있는 껍질을 보고 착각했나봅니다. 그 뒤에도 대숲에서 몇 번 꽃을 본 일이 있는데[각주:2], 산림청 말대로라면 제가 본 게 대나무 꽃이 아니던가 넓은 대숲에 한두그루에서 꽃이 피는거까지 기록되지 않나봅니다.


 대나무가 꽃이 잘 피지 않는건 줄기를 통해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꽃의 필요성이 적어서 그렇답니다.[각주:3] 딱히 필요가 없다면 아예 안피면 될텐데 왜 꽃이 피는가 싶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60년∼120년 만에 꽃이 핀다는 주기설이나 특정한 영양분이 소진되어 꽃이 핀다는 영양설 등 여러 학설이 있답니다. 한마디로 아직 왜 그런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재밌는건 흔하지 않은 대나무 꽃이기에 예부터 국가에 좋은 일이 발생할 징조라고 여겨지기도 했답니다. 흔하지 않은 일이라도 흉조로 여겼을 수도 있을텐데, 꽃이 피는일이라 흉조보다는 길조려 여겨진게 아닐까 싶습니다. 별 근거없는 일이지만 나라에 좋은일이 생길 징조로 여겨졌다하니 기분은 좋습니다.


 한가지 아쉬운건, 산림청 공식 블로그에서 대나무 꽃이 폈음을 알리는 글 말미에 아래와 같이 적어놓았으면서도 정작 대나무 꽃이 핀 자세한 주소는 알려주지 않았다는겁니다.


 주로 땅 속 줄기로 번식이 이루어지는 대나무에서 꽃이 피는 것은 보기 드문 현상인데 국가에 좋은 일이 일어나려는 걸까요? 여러분도 대나무 꽃 보고 좋은 일 있으시길 바랍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너무 몰려서 훼손될까봐 일부러 알려주지 않은걸까 했는데, 딱히 대나무 꽃을 보겠다고 사람이 많이 몰릴꺼 같지도 않고 '대나무 꽃 보고 좋은 일 있으시길 바랍니다'라고 했으면서 왜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지 않은걸까 궁금합니다. 대나무 꽃 폈다해도 가까이가서 봐야 알 수 있고, 꽃 자체도 예쁘고 그런건 아니니 그냥 사진으로 보고 좋은 일 있으라는 뜻이었을까요? 창원 동읍 용강리면 본가에서 멀지 않은곳이라 이번 주말에 내려가서 찾아가보고 싶었는데, 자세한 주소를 알 수가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산림청 다음 블로그 / 푸르미의 산림이야기] 10년 만에 찾아온 ‘신비의 꽃’ 대나무 꽃이 폈어요! 

[산림청 네이버 블로그 / 숲e과학] 10년 만에 찾아온 '신비의 꽃'



  1. 대나무 종류가 저렇게나 많았군요. [본문으로]
  2. 신기하게도 그 뒤에 본 꽃들은 하얀 색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본문으로]
  3. 그렇게 번식을 위해 땅 속으로 퍼진 줄기 때문에 지진이 일어날 때 안전하답니다. 외가 뒤로 있던 대나무도 일본사람들이 심은거라고 들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