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만난 아저씨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대학동기인 친구가 치료할게 있다고 야간진료하는 치과에 들렀습니다. 자기 치아를 치료할 수 없는 치과의사들이 어쩔 수 없이 친구를 찾아가야하는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진거죠. 덕분에 친구랑 야간진료후에 이태원에가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습니다. 이태원에 간혹 가면서도, 제가 술을 안마시기 때문에 가보지 못했던 베이비기네스에 처음 가봤습니다. 갈때는 버스가 없을꺼 같다는 생각에 택시를 탔는데(다행히 금요일치고 차가 거의 안막혔습니다.) 돌아올때는 버스가 있다는걸 알고 버스를 탔습니다. 평소에 잘 다니지않는 해밀턴호텔에서 한강쪽으로 가는 길을 따라가는 버스노선이 재미있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한강을 건너오는 버스를 내릴때면 고민을 합니다. 논현역 전에 내릴지, 아니면 논현역 뒤에 내릴지가 문제인거죠. 논현역 기준으로는 분명히 신사역 전에 내리는게 더 가깝거든요. 치과를 가는거라면 논현역 지나서 즉 논현버스정류장에 내리는게 가까운데, 방으로 갈때가 문제입니다. 직선거리 자체는 논현역 버스정류장이 가까울텐데, 버스타고 갔던길을 다시 되돌아가기가 은근히 싫습니다. 거기다가 논현역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오르막길이고, 신사역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살짝이나마 내리막인것도 더 걷기싫어지게 만듭니다. 결국 오늘도 신사역 버스정류장에 내렸습니다.
중앙차로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논현역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인상좋은 아저씨께서 절 불러세우셨습니다. 처음에는 차비 빌려달라는 분이신가 했습니다. 고속터미널 근처에서는 가끔 그런분 만나잖아요? 그런데 논현역 근처에서 그런분은 처음이라 무슨일인가 하면서 얘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조심스럽게 물류일을 하고있다고 얘기하신 아저씨께서는, 물류일을 하다보면 간혹 빠지는 제품이 있다고 그렇게 빠지게 된 제품을 팔고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이폰6라도 팔아주신다면 몰라도, 지금 저는 사고싶은 전자제품이 전혀 없기 때문에 무슨 제품인지 얘기하시기도 전에 생각 없다고 얘기하고 제 갈길을 왔습니다.
혼자 걸어오면서 물류일이라는게 진짜 하다보면 그렇게 남는 물건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이 하는일이니 당연히 뭔가 오차라는게 생기겠죠? 그런데, 그렇게 남는 물건이 생겼을때 저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남들이 다들 저런식으로 팔아서 용돈벌이를 하는분위기라면 저도 당연히 그런식으로 용돈벌이 하거나 아니면 제가 직접 쓰거나 했을까요? 아니면 오차를 바로잡아서 원래 주인 혹은 회사에 다시 그 물건이 들어가도록 했을까요?
단지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할까 하는 문제를 약간 넘어서서, 그렇게 빠지는 물건이 있을때 그런 물건을 개인이 팔아서 용돈벌이 하는것이 지금 우리의 사회 현실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발전 혹은 개선된다면, 그런 상황에서 개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요? 아니, 그런 상황에서 개개인이 어떤 선택을 할 때 우리 사회가 더 좋은 사회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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