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피코] 다른 이의 상상을 엿보는 즐거운 경험

Posted by 쪽빛아람
2017. 5. 23. 15:20 2017/Book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어두워지는 방에서 불 켜는 것도 잊고 읽던 책은 아버지가 서울사시던 고모네서 얻어오신 딱다구리 그레이트 북스 였습니다. 함께 가져오신 아이디어회관 <SF 세계명작 전 60권> 또한 그 시절의 제 좋은 친구였습니다.[각주:1] 그 때 만났던 <SF 세계명작 전 60권>를 통해서 아시작 아시모프를 처음 만났습니다. 중·고등학교 다니는동안 따로 SF 소설을 읽지 않았고 대학에 들어온 후로 일반 소설책은 잘 사지 않았으면서 종종 SF모음집을 구입했던건 그 시절 읽은 <SF 세계명작 전 60권> 속 장면들이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었을터입니다.


[2016/Book] - 아이디어회관 SF - 직지 프로젝트 1999



 대학 졸업하고는 SF소설을 접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동아시아에서 발간된 [제1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통해서 오랜만에 SF소설을 읽었습니다. 깔끔한 표지의 책이 한 손에 쏙 들어오길래 별 생각없이 펴들었다가, 어느새 점심시간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어린시절 재미있는 책을 읽다보면 끝나는게 싫어서 일부러 결말을 남겨두고 책을 덮곤 했는데, 실린 작품들이 중단·중편이라 중간에 끊을 수가 없었습니다. 수상작 세 편과 초청작 하나를 단숨에 읽은 후에 초청작 하나는 일부러 남겨두고 서평을 쓰고있습니다.


 대상인 <피코>는 강한 인공지능이 한 번 출현한 이후의 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읽는동안 최근 수요일마다 가고있는 [새물결아카데미/과학과 신앙의 대화] 첫 번째 날 강연과 페이스북그룹 '과학책 읽는 보통 사람들'의 이번달 주제인 뇌과학에 대한 여러 책들의 내용이 휘리릭 지나갔습니다. 우수상인 <코로니스를 구해줘>는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을 기반으로 작용하는 가상현실 호러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용입니다. 주인공이 들어간 호러 게임 속 상황에 저도 함께 푹 빠져서 스릴러 혹은 호러를 느끼면서 동시에 인간의 인식 혹은 기억이 무엇일까 떠올렸습니다. 가작인 <네 번째 세계>는 상당기간 이후 태양계가 배경인데, 주인공이 태양계 내부의 특정 행성에서 발견한 '시아'라는 미지의 물체로 인해 겪는 이야기입니다. 제목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어느정도 읽다보니 대번에 최근에 읽은 <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에 나오는 1차부터 4차까지 존재하는 다중우주가 떠올랐습니다. 테그마크 책을 읽을 때 우리 세계에서 진리라고 여겨지는 물리법칙이 뒤집어진 세계는 과연 어떤 세계일지 상상도 잘 안되는데, <네 번째 세계>를 통해서 다른이의 상상을 잠시 엿볼 수 있는건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2017/Life] - [새물결아카데미/과학과 신앙의 대화] 신경과학이 철학을 만날 때 -우리는 무엇인가?

[페이스북 그룹] 과학책 읽는 보통 사람들

[2017/Book] - [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 우주 속에서 어떻게 살지는 각자에게 달려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대상인 <피코>보다는 우수상인 <코로니스를 구해줘>가 좋았고, 우수상인 <코로니스를 구해줘>보다는 가작인 <네 번째 세계>가 좋았습니다. 딱히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셔도 대답하지는 못할듯한데, 순서대로 읽었은데다 뒤로 갈수록 작품이 길어지는터라 최근에 읽었고 오래 읽은 작품이 더 좋은 인상을 남긴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교보문고]피코(제1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1. 원래는 각각 100권, 60권 전질이지만 제게 있던 책들은 일부가 빠져있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