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제황산공원] 어린 조카가 처음 탄 모노레일

Posted by 쪽빛아람
2016. 3. 14. 21:31 2015/Food & Travel



 신생원에서 점심을 먹고, 진해제과에 들렀던 날 아직 3월이되기 전이었지만 따뜻한 남쪽나라라서 그런지 오후에 많이 춥지 않아서 바로 집으로 돌아오지않고 제황산공원에 들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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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진해 제황산공원은 진해 구 도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중원로터리를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습니다. 신생원, 진해제과 모두 중원로터리에서 걸어서 다닐 수 있을 거리에 모여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네 놀러갔을 때 처음 제황산에 올라가봤었는데, 그 때부터 지금까지 제황산에 '황'자가 들어가기에 일본색이 짙은 도시인 진해라서 일본 천황에서 나온 글자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 글자를 왜 고치지 않고 있는지 궁금했었는데,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 홈페이지의 설명대로라면 오히려 제황산이라는 이름은 해방 후에야 붙었다고 합니다.


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1층에는 자동 안내와 자동매표소 밖에 없습니다. 표를 사서 2층 대기실로 올라가서 모노레일이 내려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 운행시각표입니다. 매 시각 정각, 20분, 40분에 아래쪽에서 모노레일이 출발합니다. 위로 올라가서는 기다리는 사람들을 태워서 바로 내려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진해에는 4월 초 군항제 때 사람들이 많이 몰릴터인데, 군항제 기간에는 대기시간없이 상시운행을 한다고 합니다.


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산을 올라가는 모노레일은 홍콩의 피크트램을 타본게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피크트램은 경사로대로 모노레일이 경사된 채로 운행되기 때문에 산등성이의 경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황산공원에 있는 모노레일은 그와 다르게 마치 케이블카를 탄 것처럼 올라가는동안 그 안에 타고있는 사람들은 수평으로 서서 혹은 앉아서 탈 수 있게 만들어져있습니다. 산 아래쪽에는 모노레일이 나란히 정지할 위치까지 내리지 않고 모노레일을 앞·뒤 두 칸으로 나뉘도록 만들어놨습니다. 모노레일 한 량이 많이 크지는 않아서 대충 봐서는 어른 열 명 정도가 넘으면 너무 빡빡할 꺼 같은데, 정원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 겨울의 끝무렵이라 그런지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올라갈 때도 내려올 때도 동생네 가족과 저만 타고 올라갈정도였습니다.


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사실 처음부터 모노레일을 타려고 제황산으로 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모노레일 조성이 2008년도에 시작했다고 하니까 제가 갔을 때는 모노레일이 없었습니다. 제황산 자체가 산이라곤 하지만 해발 90미터밖에 되지 않고 산 꼭대기까지 계단이 잘 만들어져있어서 배도 너무 부르고 하니 조카 안고 산보나 하자는 마음으로 갔는데, 모노레일이 있어서 타게 된 겁니다.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진해탑에 오를 수 없어도 크게 상관도 없었습니다. 어짜피 예전에 갔을 때도 진해탑 안에는 들어가보지도 않는걸요. 출입제한기간이 3월 31일까지인걸 보니 군항제 전에 공사를 마무리 할 계획인가봅니다.


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정상에서 모노레일을 내렸더니 공사중인 진해탑이 보입니다. 저도 이번에 알게된거지만 진해탑이 원래 1927년 러·일전쟁에 승리한 기념으로 일본이 만든 전승기념탑이 그 시작이라고 합니다. 그런걸 여태까지 내버려뒀을 리가 없죠. 1967년에 이를 허물고 군함의 사령탑을 본뜬 지금의 진해탑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 국립중앙박물관처럼 일본이 만든 건물들도 우리가 가진 아픈 역사의 한 장면인만큼 무조건 허물기보다 적절하게 남겨두어서 후세가 역사를 잊지않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무조건 남겨놔야한다거나 그런건 아니기에 건물들을 없앤게 모두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산 정상쪽에 매표소가 따로 있지만, 군항제 기간에나 운영하지않을까 싶습니다. 올라올 때 모노레일을 운전해주셨던 직원분은 20분마다 모노레일을 운행하지만 혹시 그 전에라도 내려가고 싶으면 인터폰으로 연락하면 바로 올라오신다고도 하시더군요. 제황산이 작긴 해도 올라오는 시간 5분여를 빼고나면 정상적으로 모노레일이 다시 올라오는 시각까지 시간이 15분 남짓이라 가볍게 한 바퀴 돌고 벤치에 앉아있어도 충분합니다.


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진해 제황산 모노레일


 모노레일을 깔면서 계단도 새로 조성했는지 제 기억속의 고풍스러운 계단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아쉬웠던건 그 사이에 나무들이 많이 자랐는지 제황산공원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진해 중원로터리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해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면 탑 꼭대기에서는 내려다보였을듯한데, 탑에 들어갈 수가 없으니 경치 구경은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내리면서 한 게 다였습니다.


 얼마 전 두 돌을 지난 조카와 함께 탔는데, 아빠를 닮았는지 모노레일을 타고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습니다. 모노레일은 5살부터 요금을 받는다고하니 진해탑 공사가 끝나면 조카 데리고 제황산에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올라갈 때 같이 타고올라간 가족들도 아이들이 아직 5살이 안되서 아빠와 함께 모노레일타러 나왔다고 하시던데, 멀지 않은곳에 살아서 어린 아이들이지만 여태까지 수십번은 탔다고 하더군요.


 앞서도 잠시 말씀드렸지만, 진해는 일본 사람들이 많은 곳을 꾸민 도시입니다. 그 때문에 제황산에서 내려다보이는 중원로터리의 모양도 그 시절 일본 국기를 닮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일본사람들이 만든 탑은 없앴지만, 길은 그대로 남아있기에 제황산에 올라가 내려다보는것만으로도 우리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기에 충분해보입니다. 조카가 모노레일 요금을 내는 나이를 지나 훌쩍 더 크면 그 때도 다시 한 번 데려가서 꼭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진해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

전화번호 : 055-712-0442
주소 : 경남 창원시 진해구 중원동로 54 (지번중앙동 10-2)

운행시간 : 9시~18시 (군항제 기간에는 밤10시까지 운행)

운행간격 : 매 시각 정시, 20분, 40분 (20분 간격으로 운행)

휴무일 :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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