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입구] 한강 - 칼제비

Posted by 쪽빛아람
2015. 11. 13. 20:24 2015/Food & Travel


 한성대 입구역에서 손칼국수를 파는 한강에 다녀왔습니다.


 평일 저녁 7시경에 도착했는데 간판에 불은 켜져있는데 실내에 불이 켜진건지 애매해보였습니다. 조심스럽게 문 앞으로 다가갔더니 자동문이라 스르륵 열리길래 들어갔습니다.


한성대입구 한강


 실내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고 할머니 혼자 계셨습니다. 조용히 반반을 시키고 자리에 가서 앉았습니다.


한성대입구 한강


신을 신고 먹는 테이블에 3-4개 있고, 바닥에 앉아서 먹는 테이블이 8개 있었습니다.


한성대입구 한강


 제가 바라보면서 식사한 벽쪽에는 이런 장식이 있더군요.


한성대입구 한강


 처음 방문한 제가 반반이라고 말씀드려도 잘 알아듣긴 하셨는데, 식당에서 붙인 이름은 칼제비입니다. 서울 시내라는걸 감안한다해도 식사 한 끼로 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근처의 식당들보다는 수제비 가격이 조금 저렴한 편입니다.


한성대입구 한강


 그리 오래지않아서 칼제비를 내주셨습니다.


 김치는 전형적인 신김치였고, 깍두기도 많이 달지않아서 좋았습니다. 셋 중에 칼제비랑 가장 어울렸던 김치는 칼제비 바로 위에 있는 젓갈 없이 담근 배추김치였습니다.


한성대입구 한강


 칼제비 위에 버섯과 호박나물 고명만 올라가있었고, 국물은 고기국물이긴 한데 주변의 다른 집들보다 조금 연한듯한 고기국물입니다.


한성대입구 한강


 칼제비 속에 들어있는 칼국수의 면발은 조금 불규칙한 굵기였는데, 상당히 얇고 가는 면이었습니다. 그에비해서 수제비는 두께가 좀 있게 떼어져 들어가있습니다.


 처음에 음식이 나오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 고개를 들이밀 때 밀가루 냄새가 살짝 느껴졌습니다. 한가한 시간에 오면 가끔 그런일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사진을 찍은 후에 직접 먹어보고는 제가 정말 바보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시다시피 한강의 칼국수는 상당히 얇습니다. 그런 반면 수제비는 두껍기 때문에 두 가지가 동시에 들어가면 아무래도 칼국수에 비해서 수제비가 조금 덜 익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 덜 익는다기보다 칼국수는 면 안쪽까지 충분히 육수가 스며들지만, 수제비는 두께 때문에 안쪽에 육수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부분이 생깁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런 부분에서 밀가루 냄새가 난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제가 정말 바보같다고 느낀건, 칼제비 중 면을 먼저 먹고 나중에 수제비를 건져먹으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건 칼국수가 아니라 수제비라는 것을 깨닳았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굵기로 만들어지는 소면이나 스파게티와 달리 집에서 직접 밀어서 만든 칼국수 면은 어느정도 불규칙함이 있고, 손으로 떼어넣는 수제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바로 그런 불규칙함으로 인해서 생기는 씹는 맛의 차이를 즐겼던 겁니다. 몇 주 째 칼국수를 먹으면서 맛있는 국물에 비해서 면이 자꾸 아쉬웠던건 혜화 근처의 칼국수 식당들이 너무 면을 곱게 만들기 때문이라는걸 느꼈습니다.


한성대입구 한강


 대학 다닐 때 먹었던 손칼국수라는 추억 이전에 어릴 때 집에서 만들어 먹었던 칼국수 혹은 수제비라는 진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습니다. 다음에 근처에서 칼국수나 수제비를 먹어야 한다면 전 무조건 한강으로 갈껍니다. 수제비를 먹을 지 칼제비를 먹을 지는 그 때 다시 고민해봐야겠습니다.



[한성대입구] 한강 - 칼국수, 수제비

전화번호 : 02-747-4004

주소 : 서울 성북구 창경궁로 43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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