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주 - 탕수육, 팔진탕면
방배동의 중식당 주朱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아는 형님이 같이 맛있는거 먹자고 하시는데, 전날 밤에 갑자기 연락이 된터라 멀리 가기도 애매하고해서 함지박사거리 근처의 중식당 주朱에 다녀왔습니다.
식당을 하시는 주성덕 요리사님의 이름을 딴거라고 알려진 주朱는 이름만큼이나 붉은 포인트가 눈에 띄는 외관입니다. 밖이나 안이 전체적으로는 참 차분한 느낌이라 붉은 부분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이 사진은 제가 나올 때 찍은 사진인데, 11시 20분에 제가 도착했을 때도 딱 이만큼의 사람들이 11시 반에 문 여는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평일 낮이라고 방심하고 갔으면 기다렸다가 먹어야 할 뻔 했습니다.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왼편에 있는 홀입니다.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동선과 겹치는 공간인데 전체적인 조명이 살짝 어두워서인지 크게 어수선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주朱의 메뉴판입니다.
주朱에 올 때부터 요리는 탕수육을 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메뉴판에는 따로 표기되어 있지 않은데 대, 소 두 가지 크기가 있다고 합니다. 중식 먹으러 가자던 제 말에 아직도 탕수육이 맛있냐고 하시던 형님은 그래도 중국집에 왔으면 짜장면이지라시며 짜장면을 시키셨습니다. 저는 팔진탕면을 시킬지 볶음밥 종류를 시킬지 고민하고 있는데 제가 고민하는걸 보신 직원분이 팔진탕면 맛있다고 그거 먹어보라고 권하시길래 시켜봤습니다.
4명이 앉기에 충분한 넓은 식탁이었는데 점심시간에는 두 사람씩 오는 경우가 많은지 처음부터 2인용으로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괜히 4인용으로 준비했다가 치우는편보다 합리적이어 보입니다.
요즘 서울 시내에선 어지간한 중식당에 가면 보리차가 아닌 차가 나옵니다. 비가 내리면서 갑자기 확 추워진 날씨라 뜨거운 차가 반가웠습니다. 문득 은하장에서 내주는 보리차가 생각났습니다. 봄·가을로 드라이브 삼아 한두번은 갔는데 지난 봄에 TV에 나온 이후로 사람이 몰린다는 소문에 가을에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요즘도 여전히 주말에는 시간 상관없이 줄서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기본 반찬과 탕수육용 장이 나왔습니다. 개인용으로 이렇게 미리 섞어서 내어주시더군요.
탕수육이 나왔습니다. 소자라 양이 많다고하긴 힘들지만 절대 적지 않습니다. 식사로 시킨 팔진탕면의 양도 상당해서 두 사람이서 겨우겨우 다 먹었습니다. 옆 테이블에는 탕수육 2개와 식사 4개만 시켜서 8명이서 나눠먹었기도 하시더군요.(뒤에 도착한 일행이 자기는 식사 하나 다 먹어야 한다고 주장해서 추가로 하나 시키긴 하셨습니다.)
주朱의 탕수육은 도톰한 고기와 폭신하고 두꺼운 튀김옷이 특징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탕수육과는 좀 다른 모습입니다. 성민 양꼬치에서 판매하는 꿔바로우와 튀김옷은 비슷합니다. 소스에 젖어 있는데도 약간 씹는맛이 충분하고 폭신합니다. 속에 들어있는 고기는 성민과 정 반대로 상당히 도톰하죠. 수 년 전에 처음 주朱에서 탕수육을 맛봤을 때 정말 신세계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다만, 이 날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탓인지 튀겨진 탕수육과 소스의 일부분이 조금 식어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식어있는것이 아니고 어떤 탕수육은 따뜻하고 맛있는데 어떤건 씹으면 속이 식어있음이 느껴졌습니다. 따뜻한 탕수육과 그렇지 않은 탕수육의 튀김 상태가 다르다거나 식감이 차이나는것도 아니고 딱 온도만 그랬습니다.
형님이 드신 짜장면입니다. 한 젓가락 얻어먹었는데, 먹으면서 역시 중식은 배달시켜서 먹으면 안된다는 생각과 수타면의 짜장면이 먹고싶다는 두 가지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주문한 팔진탕면이 나왔습니다.
국물이 진하거나 기름기가 충분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국물 속에 면을 넣고 한 번 끓인건지 면이 국물과 제대로 하나가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중국집에서 짬뽕을 먹으면 그냥 짬뽕 국물에 담궈놓은 면을 건져먹는 느낌인데 주朱의 팔진탕면은 팔진탕면이라는 요리의 일부를 먹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양이 많다고 생각하면서도 끝까지 면을 찾아서 건져먹었습니다.
메뉴 이름을 보면 8가지 진귀한 재료가 들어갔다는 뜻인듯한데 그래서인지 돼지고기, 닭고기 새우 죽순, 버섯, 청경채 등 탕 속에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가있어서 건져먹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특히 잘 다듬어진 새우가 국물과 잘 어우러져서 일품이었습니다. 팔진탕면의 국물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듯합니다. 함께 식사한 형님은 한 숫가락 드시더니 입에 안맞는다고 안드셨습니다.매운맛이나 단맛은 거의 없이 짠맛과 감칠맛이 났는데 익숙한맛은 아니지만 제게는 충분히 맛있었습니다.
서래마을 원룸에서 살고 있을 때 방문한 이후로 5년도 더 되어서 주朱에 갔습니다. 그 이후로 몇 번 일요일에 가려다가 영업을 안해서 못갔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가보니 월요일 휴무더군요. 조만간 주말 저녁에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건물에 주차공간이 충분치 않아서 걱정이긴 하지만 어떻게든 주차만 된다면 기다려서 먹을 가치가 있는 음식이니까요.
[방배동] 주 - 중식당
전화번호 : 02-3482-3374
주소 : 서울 서초구 동광로 19길 16(방배동 795-5)
영업시간 : 오전11시30분~오후9시30분 (평일 오후3시~5시 브레이크타임)
영업일 : 매주 월요일 휴무
주차 : 건물 주차공간에 대시면 되는데 자리가 몇 개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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