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의 사람들
지난 2016년 10월 24일 JTBC의 보도라는 작은 날개짓에서 시작된 태풍이 대한민국을 강타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오후 4시 11분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킴으로써 일단은 태풍이 일단락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로 넘어간 공이 다음 단계로 진행되거나 혹은 가로막힐때까지 한동안은 멈춰서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은 헌법재판소에서 판결을 내리기까지 기다리는거 말고는 할 일이 없어보이는 상황입니다. 사태가 벌어지던 초기에 몇몇 사람들이 탄핵이아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게 바람직하다고 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탄핵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고나면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할 수도 있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토요일에도 전국적으로 100만이 시민들이 광장에서 목소리를 냈습니다.
50여일동안 사람들은 차가운 광장에서 외쳤고 온라인 광장도 뜨겁게 달궜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또 어떤 놀라운 소식이 전해질지 기대가 되었고, 반나절 뉴스를 접하지 않으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 뉴스의 홍수 속에서 각종 게시판과 SNS에 사람들이 쓴 글들도 넘쳐났습니다. 아래는 그런 글들 중 서울의 광화문 광장에만 100만이 넘는 사람이 모였던 세 번째 시위가 열린 11월 12일을 앞두고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학생들에게 보내는 글 속의 한 대목입니다.
첫째는, 신문과 방송과 기성세대의 어떤 주장도 모두 참고자료로 돌리고, 오로지 자기 머리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거대한 정치적 소용돌이의 진위와 시비를 냉엄하게 판단해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 학생들이 더욱 건강한 민주 시민으로 성숙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광화문에 나올 학생들에게--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장학사 등 지원팀을 파견하며
조희연 교육감은 언론의 뉴스와 다른 사람들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합니다. 뉴스를 볼 때면 사실에 기반했는지 혹은 거짓이 섞여있는지 가려내고, 주장을 접하면 얼마만큼 합당하고 받아들일만한지 판단하라고 말합니다. 비단 학생들 뿐 아니라 광장에 나온 다른 사람들 그리고 광장에 나오지 않은 사람들까지 시민 모두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판단할 때 비로소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2016 >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지(冬至) (0) | 2016.12.21 |
---|---|
[로드런너] 추억의 게임 (0) | 2016.12.16 |
탄핵은 정말 4시 16분에 가결되었나 (0) | 2016.12.12 |
11월의 마지막 날 : 이번 가을에 남은 하나 (0) | 2016.11.30 |
4년 전 대선 후보 TV토론을 다시 보면서 (0) | 2016.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