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로] 발터 벤야민의 글쓰기

Posted by 쪽빛아람
2016. 10. 28. 07:37 2016/Book


 새물결아카데미에서 진행한 '2016 문학순회-작가와의 만남' 네 번째 강연인 김응교 선생님의 '발터 벤야민의 글쓰기'에 다녀왔습니다.


 '2016 문학순회-작가와의 만남'의 부제가 '내 책을 말하다'입니다. 원래 새물결아카데미와 김응교 선생님이 기획할 때 작가의 글쓰기에 대해서 말하는 시간을 계획했는데, 김응교 선생님은 얼마전에 글쓰기에 대한 강연을 새물결아카데미에서 한 적이 있어서인지 본인보다 발터 벤야민의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해주셨습니다.


 책을 사다놓고 읽긴 했지만 발터 벤야민의 글이 워낙 여기저기 넘나들기에 전체 그림이 쉽게 그려지지 않았습니다.[각주:1] 어제 강연은 그런 벤야민을 전체적으로 한 번 조망할 수 있는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동시에 그의 글쓰기에서 꼭 닮아야겠다는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문학이 중요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오직 실천과 글쓰기가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괄적 지식을 자처하는 까다로운 책보다, 공동체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더 적합한 형식들, 예컨대 전단, 팸플릿, 잡지 기사, 포스터 등과 같은 형식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그와 같은 신속한 언어만이 순간 포착 능력을 보여준다. 사람들의 견해란 사회생활이라는 거대한 기구에서 윤활유와 같다. 우리가 할 일은 엔진에 다가가서 그 위에 윤활유를 쏟아 붓는 것이 아니다. 숨겨져 있는, 그러나 반드시 그 자리를 알아내야 할 대갈못과 이음새에 기름을 약간 뿌리는 것이다.


발터 벤야민, 일방통행로/사유이미지 (도서출판 길, 김영옥·윤미애·최성만 옮김) 중 69-7쪽, 주유소



 삶과 거리가 없는 발터 벤야민의 이런 면모를 김응교 선생님이 '실천적 글쓰기'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꼭 필요한 곳에 약간의 기름을 뿌리는 실용적인 글이면서 동시에 자신이 쓰는 글과 같은 모습의 삶을 살아내는 발터 벤야민의 면모를 엿봤습니다. 바로 어제 저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싶어서 읽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세상이 되길 바라기에 쓴다고 했는데 제가 읽고 쓰는 글대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1. 발터 벤야민이 자크 데리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는데, 양쪽 다 제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니 내용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종횡무진하는 두 사람을 글을 읽으면서 확실히 영향을 주었다고 느낄 뿐입니다. [본문으로]